이미지 크게보기 지구촌공생회 대표이사 송월주 스님이 지난 2003년 미얀마를 방문해 빈민촌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구촌공생회 제공

“누군가를 돕는 일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습니다. 하나도 피곤하지 않아요. 부처님께서 80세까지 활동하셨던 것처럼 저도 80세까지 현장을 지키며 열심히 일할 겁니다. 그 뒤에는 바람을 막아주는 든든한 병풍이 되겠습니다.”

한국 불교계의 큰 어른이자 행동하는 종교인의 표상으로 인식되는 송월주(72) 스님은 요즘 봉사활동으로 바쁘다. 국제개발구호단체인 지구촌공생회를 지난 2004년 창립, 대표이사를 맡아 캄보디아, 라오스, 몽골, 스리랑카 등 해외에서 식수 공급과 교육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내는 등 종단의 핵심 인물이면서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공동대표를 맡는 등 각종 사회단체를 이끌기도 했다. 그러다 국제구호사업과 봉사활동에 불교계의 관심이 미약했다는 것을 문득 깨닫고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2년간을 고심한 끝에 새로운 단체 지구촌공생회의 창립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스님은 “지금도 영화사와 금산사의 회주이며 실업극복국민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지만 가장 중점을 두는 활동은 지구촌공생회”라고 말했다.

“한국도 6·25 전쟁 이후 해외의 원조를 많이 받았고 그 도움이 현재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우리도 도와야 합니다. 특히 우리와 가까운 아시아 지역에 어려운 나라가 많습니다. 실상을 알면서 모른 척 안주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는 봉사활동에 임하는 자신의 마음이 담긴 글이라며 ‘귀일심원 요익중생(歸一心源 饒益衆生)’이라는 문장을 직접 붓글씨로 써서 보여줬다.

“이 문장에 담긴 뜻은 지혜를 찾고 자비를 베풀라는 것입니다. 한 마음의 근원으로 돌아가 무한한 지혜를 얻으라. 그리고 널리 중생을 아낌없이, 조건없이 사랑하고 이익을 주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불교의 대의입니다.”

지구촌공생회는 그동안 캄보디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우물을 파서 깨끗한 식수를 제공해주고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건립하고 운영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는 인도네시아, 미얀마,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지구촌공생회의 선도적인 활동에 불교계 내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 등 해외 각지에 지부가 속속 결성되고 있다.

그는 “지구촌에는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이들이 14억명이며, 전기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16억명입니다. 그늘진 구석을 모른 척 우리만 편안히 살 수는 없죠.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홈페이지 www.goodhands.or.kr 전화 02-455-9596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