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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부터 민간·공공 아파트에 대해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에 따라 가점을 주는 청약 가점제가 도입된다. 분양가 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 반값 아파트 제도 등이 동시에 시행됨에 따라 청약전략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청약 가점제 도입으로 부양가족 수가 많고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오래될수록 아파트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20대와 신혼부부, 주택 소유자 등은 당첨권에서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무주택 기간이 만 30세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20대는 빨리 결혼하지 않으면 아예 무주택 기간 가점을 받을 수 없다”며 “결혼한 뒤에도 부모를 모시고 살거나 젊었을 때부터 청약저축 가입을 서두는 등 바뀐 제도에 맞춰 청약전략을 다시 짜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신혼부부 = 사회 초년생이고 내 집 마련을 위한 종자돈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정교한 청약 전략을 세워 나가야 한다. 특히 무주택기간과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을 따지는 가점제가 도입되면서 민영주택에 청약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겨우 청약 1순위에 올라섰다고 해도 가점제를 적용하면 점수가 미미하다. 가점 만점이 84점인데 총점 10점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20대가 많이 가입하고 있는 청약부금과 예금에는 25.7평 이하의 추첨제 물량이 25%밖에 안 된다. 이에 따라 청약예금과 청약부금 가입자라면 9월 이전에 서둘러 민영아파트에 청약을 하는 게 현명하다. 만약 청약통장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청약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청약저축은 공공부문이 짓는 중소형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다. 청약예금은 민간이 공급하는 중대형용, 청약부금은 민간 공급 소형용이다. 신혼부부의 경우는 전략적으로 세대주는 청약저축, 비세대주는 청약예금에 가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30대 = 청약통장에도 가입하고 종자돈도 마련한 30대 중·후반의 경우 결혼해서 자녀가 있으면 부양가족 수와 가입기간 가점에서 평균 이상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20대에 결혼해 무주택기간 가점까지 높다면 9월 이후 분양가 인하 혜택이 있는 민영물량을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유주택자나 독신자, 단독세대주들은 부양가족이 없어 당첨확률이 극히 낮다. 이들은 청약가점제가 시행되는 9월 이전에 통장을 사용하는 편이 낫다. 중대형 평형을 노리고 있다면 중대형에 해당하는 청약예금으로 예치금을 전환하는 ‘청약통장 리모델링’전략을 채택하는 것도 생각해봄직 하다.

◆40대 무주택자 = 이번 청약개편의 최대수혜 연령층이다. 청약가점제로 자격이 유리해지는 청약예금 가입자는 9월 이후에 분양되는 물량을 노리면 보다 싸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돼 신도시, 택지지구 등 공공택지에서는 지금보다 10%가량, 공공택지 이외의 민간택지는 20% 정도 분양가가 떨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한 번도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45세 무주택세대주가 부모를 모시고 두 자녀와 함께 거주하고 청약통장에 가입한 지 8년이 지났다면 총점은 67점이나 된다. 만점(84점) 대비 가점비중이 79.7%나 되는 것이다.

◆40대 유주택자=같은 40대라도 유주택자는 다른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40대는 대부분 청약예금 30~40평 초과에 많이 가입해 있는데 중대형 민영아파트는 가점제와 추첨제 물량이 반반씩 공급된다. 하지만 가점제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경우 유주택자는 1순위로 청약할 수 없고 2순위로만 청약해야 하기 때문에 유망물량 당첨확률이 떨어진다. 따라서 9월 이전 중대형 유망물량에 적극적으로 청약하는 것이 좋다. 유주택자는 채권응찰금액을 상한액까지 써 당첨확률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50대, 60대 = 20대와 함께 가점제 도입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부모나 조부모가 살아 있을 확률이 낮고 자녀는 결혼과 함께 세대분리를 한 경우가 많아 가점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점제가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9월 이전에 청약통장을 사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