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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가점제가 효자를 만든다.’

청약가점제 도입은 분양시장 판도 뿐만 아니라 가족 문화까지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가점제 도입으로 부모나 장인·장모·조부모와 3년 이상 같이 살면 청약가점을 더 받을 수 있게됨에 따라 효도를 겸해 부모를 모시겠다는 사람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별 청약가점의 최고 점수는 84점으로 무주택 기간(최고 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에 따라 정해진다. 주소지만 옮기는 위장 전입이 적발될 경우 당첨이 취소된다.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 실시로 시세보다 20% 싼 아파트가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모를 위장전입해 점수를 높이려는 사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에도 자녀들이 부모 눈치를 살피게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입양시 가족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입양을 택하는 가정까지 생겨날 것이라는 농담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세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결혼 이후에도 혼인 신고를 늦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가점 쌓기에 불리하다. 30세 이전에 결혼한 사람은 혼인 신고한 날로부터 무주택기간을 산정하기 때문에 혼인신고를 빨리 하는 풍조가 확산될 전망이다.

청약경쟁률이 높아지면 가점제 점수 커트라인도 비례해 올라가게된다. 이에 따라 아파트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대학입시를 방불케하는 눈치 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청약제도 개편 방안을 놓고 시뮬레이션한 결과 청약 통장 가입자 점수는 84점 만점에 25∼30점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30∼35점 정도면 수도권에서 일부 인기 있는 지역을 빼고는 분양받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서울의 인기 있는 분양지역인 용산지역 아파트 등의 경우 고점자가 대거 몰려 당첨 커트라인이 60점대를 웃돌 수도 있다. 반대로 같은 수도권 지역이라도 인기가 낮은 지역 아파트에서는 33∼35점의 수준에서도 당첨될 수 있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