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이 2000년대 들어 국내 창업계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1990년대 고급음식점과 레스토랑에서 불기 시작한 ‘퓨전’바람은 ‘웰빙’과 함께 이제 업종을 가리지 않고 창업계를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유행을 타지 않기로 유명한 주류전문점에서도 ‘퓨전’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상하이객잔’ ‘짱구야! 학교가자’ ‘조치조치’ 등의 퓨전요리 주점은 창업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점포수를 늘려가고 있을 뿐 아니라, 점포당 매출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호 창업경영연구소 이사는 “퓨전주점은 고객의 연령, 성별, 소비수준에 따라 수익성이 극과 극을 달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퓨전주점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만큼 타깃고객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차별화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패하기 쉽다”고 말했다.

“퓨전이라도 톡톡 튀지 않으면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상하이객잔(www.shanghi.co.kr)’ 안양점의 김한승(38) 사장은 “1년동안 상하이객잔의 모든 매장을 둘러보며 퓨전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상하이객잔과 인연을 맺은 것은 수백개의 주점이 늘어서 있는 홍익대앞을 지나면서다. 홍등 수십개가 매달린 상하이객잔의 화려한 외관은 멀리서도 김 사장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가게 내부는 중국 고전가구와 동상, 인형, 술잔 등의 중국 소품들이 가득해 마치 중국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안주는 산둥, 쓰촨, 광둥, 상하이 요리 등 50여가지로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지만, 맛은 정통 중식이라기보다는 우리 입맛에 맞춘 퓨전요리에 가까웠다. 안주는 1만5000원 넘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저렴한 수준이며, 중국술도 10여가지를 갖추고 있다. 자리에 앉으면 향긋한 차를 먼저 내오는 것도 특징.

김 사장은 “상하이객잔의 인테리어에 반한 후 매장별로 맛이 일정한지, 수익성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봤다”며 “분석 결과는 대만족이었고, 올 8월 매장 개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SH오리엔탈이 운영하는 상하이객잔은 호텔에서 맛볼 수 있는 중국 산둥, 쓰촨, 광둥, 상하이 등의 4대 중국요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화한 중국식 퓨전 요리주점이다.

안주메뉴는 한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정통 중식에서 벗어나 우리 입맛에 맞춘 퓨전요리는 20대부터 40대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창업 한달이 지난 후, 김 사장은 “예상이 적중했다”며 싱글벙글했다. 본사 물류센터에서 직접 공급하는 신선한 해산물과 특별 소스 등의 식재료 덕분인지 고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김 사장은 본사의 지침에 따라 화학조미료 사용은 최대한 줄이고, 천연조미료와 자체 개발한 소스로 차별화된 맛을 제공했다.

김 사장은 “일평균 매출을 50만원 이상 더 끌어올려 3개월 내에 150만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상하이객잔의 창업비용(30평기준)은 가맹비와 인테리어 비용 등을 포함해 7000만원선이다. 02-324-5546

김상훈기자 s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