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도지원(여.33)씨를 납치, 협박해 거액을 뜯어낸 20대 남녀가 추가범행 기회를 노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5일 도씨를 납치, 1천4백여만원을 뜯어낸 혐의(특수강도 등)로 유덕현(26·무직·주거부정), 권현숙(여.25·학원강사·서울 강서구 등촌동)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 등은 지난해 7월26일 오후5시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C스포츠센터 지하4층 주차장에서 운동을 마치고 나오던 도씨를 “소리치면 죽이겠다”며 흉기로 위협해 눈과 입, 양손을 청색 테이프로 묶은 뒤 도씨의 BMW승용차 트렁크에 가뒀다. 이후 5시간동안 서울시내를 돌아다니며 도씨의 현금카드로 70여만원을 인출한 유씨 등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주택가에 승용차 트렁크를 열어둔 채 그대로 달아났다.

이들은 다음날 도씨 집으로 전화를 걸어 “돈을 더 내놓지 않으면 가족들을 몰살시키겠다”고 협박, 유씨의 은행계좌로 1천4백여만원을 입금받았다.

유씨 등은 지난해 11월말 도씨에게 또 전화해 5천만원을 더 요구했으나 받지 못하자 다시 범행기회를 노리다 5일 오전1시20분쯤 서울 서초구 잠원동 D아파트 도씨의 집앞 주차장에 자신의 쏘나타Ⅱ승용차를 세워두고 잠을 자던중 불심검문에 걸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결과 유씨는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골목길에서 가로15, 세로21㎝크기의 감색 방송작가수첩을 주워 도씨의 연락처와 일정 등을 보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첩에 인쇄된 3백여명의 탤런트 가운데 강모, 김모씨 등 20여명의 여자탤런트 이름에 표시가 돼있는 점을 중시, 또다는 범행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를 펴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지난해 12월30일 괴한에게 납치당할 뻔한 탤런트 최진실씨를 이날 새벽 2시30분쯤 불러 조사를 벌였으나 유씨등의 범행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동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