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전문가·업계 반응

“광역교통망 확충 없이는
지옥철 사태 벌어질 수도”

정부가 24일 경기 광명·시흥 등 신규 공공택지 3곳을 발표한 가운데 부동산업계와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은 교통망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대규모 공급대책의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미 시장에서 예상된 지역으로 물량도 상당하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다만 “7만 호에 비해 광역교통망이 미흡해 지옥철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서울 주택 수요가 광명·시흥을 향할지는 미지수”라면서 “기업 하나 없이 주택만 지어서는 베드타운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잇따른 공급정책에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점도 제기했다. 권 교수는 “기존 3기 신도시 물량에 2·4대책 공급 물량 등이 가세하면서 2025년이 되면 한꺼번에 주택 물량이 집중 공급될 수 있다”며 “공급 시기를 면밀히 조절하지 않으면 일 순간 집값 폭락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서 회장도 “광주 등 지방 도시는 점차 쇠퇴하고 있는데 신도시를 육성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개발계획에도 주민들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기적으론 호재지만 단기적으론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뉴타운사업이 활발한 광명지역 주민들은 신규택지 지정으로 광명·시흥 지구에 값싼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면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공포감이 크다. 시흥시 주민들은 당장은 반기는 분위기지만 2010년 보금자리지구 선정, 3기 신도시 선정 당시 주민들의 반대로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광명·시흥 일대 등 신규택지로 거론되는 지역의 땅값은 이미 급등하고 있다. 외진 임야조차 3.3㎡당 200만 원 하던 땅값이 250만 원으로 보름 새 15%가량 올랐다. 당장 거래하기 위해서는 3.3㎡당 250만 원 이상 줘야 한다는 게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광명시 가학동 일대 임야는 3.3㎡당 300만∼350만 원에 선으로 한 달 새 10% 넘게 올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택지지구 지정이 예상돼 가격이 뛰고 있다”면서 “토지주도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어 호가는 더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