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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난지원금 기준 확정

소득 감소 반영안된 소상공인
추가지원 등 보완방안 곧 마련
종부·재산세 등 제외기준 추가

지역별 차등지원은 불만 불씨

3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대상 선정기준을 본인 부담 건강보험료로 삼기로 하고 고액 자산가를 걸러 내겠다고 밝혔으나 고액 자산가 확인을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해 우려를 낳고 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중구난방으로 내놓은 ‘재난기본소득’과의 중복 문제에 대해서는 허용 방침만 밝혀 국민 불화와 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제시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에 따르면, 소득 하위 70%로 수여 대상자에 포함되는지는 가구원들의 납부 보험료 합산으로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보면 같은 주소에 가입자와 배우자, 자녀 2명 등 4인이 거주하는 가구의 경우 맞벌이 부부라면 두 사람의 월 직장보험료 납부액 합이 23만7652원 이하여야 지원을 받는다. 부부가 함께 자영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지역보험료 납부액 합이 25만4909원 이하여야 지원 대상이다. 남편은 직장에 다니고, 아내는 자영업을 한다면 두 사람의 합산 보험료 합이 24만2715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서로 다른 주소에 살고 있더라도 한 가구로 묶일 수 있다. A 시에 가입자가 살고 배우자와 자녀는 B 시에 살 경우 가입자와 배우자, 자녀의 3인 가구로 묶여 가입자의 납부 보험료가 19만5200원 이하일 때 지원 대상이 된다. 하지만 피부양자로 등록된 부모의 경우에는 별도 가구로 분류돼 지원을 받는다.

이미지 크게보기 윤종인(오른쪽) 행정안전부 차관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소득 하위 70%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이처럼 건강보험료를 선정기준으로 삼은 것은 신속하게 지급해야 하는 재난지원금 특성상 별도 조사 없이 당장 최신 자료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금융재산 소득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아 고액 금융 자산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받게 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는 이를 차단하기 위한 재산세 등 추가 대책을 마련키로 하고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자를 제외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액 자산가를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범정부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은 “하루라도 빨리 국민에게 돌아가야 하는 긴급 지원인 만큼, 추경안을 최대한 신속히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최근 급격히 소득이 줄었으나 건보료에 반영되지 않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가구 등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지원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보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과 지자체별 지원금의 중복 수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이날 내놓았다. 하지만 각 지자체에서 우후죽순 내놓은 각종 재난지원금 등과의 중복 조율이나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어 혼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경기 포천시의 경우 4인 가구 기준으로 보면 도에서 지급하는 1인당 1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 시에서 지급하는 1인당 40만 원의 지원금에 정부 지원 100만 원까지 더하면 4인 가구가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받는다. 지자체별로 별도의 지급 계획이 없거나 정부 지급금과의 중복 수여는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4인 가구 기준으로 정부에서 지급하는 100만 원만 받는 등 3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같은 차이는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정도가 아닌 지자체별 예산 상황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라 정책의 효율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