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사회 거리두기에 배치
새 감염원 발생 부추겨” 비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긴급재난지원금 전액을 지역사랑상품권 등으로 지급할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해온 당국이 오히려 또 다른 감염원 발생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상품권은 취급 점포 대부분이 소상공인을 위한 전통시장 등 오프라인 기반이라 사용을 위해선 외부활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3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종이 상품권인 지역사랑상품권은 정부가 도입한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인 ‘제로페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바일상품권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등록된 가맹점은 약 40만 개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형마트, 백화점, 프랜차이즈 직영점, 유흥업소 등에선 이용할 수 없고, 특히 온라인쇼핑몰을 지원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상품권으로 짜장면을 사 먹으려면 ‘배달의 민족’과 같은 앱을 통해 주문할 수 없어 가맹 중화요리 전문점에 방문해야 한다. 주문 앱 서비스를 지원하는 지역은 전국적으로 전북 군산시 등 소수에 그친다. 정부가 외부활동 자제를 권고하며 강조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상품권 사용 증가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발행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 지방자치단체마다 가입 점포 수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성남시는 대부분 점포에서 상품권을 취급하며, 시민들이 한 해 사용하는 상품권만 900억 원가량에 달한다. 반면 서울의 경우 석 달 전부터 가맹점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전체 가게 중에 해당 상품권을 취급하는 곳은 3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유효기간이 지나도 발행 후 5년 이내에는 액면가의 90%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마련한 상품권 표준약관에 따르면 60% 이상 사용 시 차액을 소비자에게 현금으로 반환해야 한다. 9조1000억 원의 긴급재난지원금 중 40%가 현금으로 교환되면 3조6400억 원가량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게 된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