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적성고사 폐지하기로
논술·면접 단계적 최소화 방침

향후 2022학년도부터 대입에선 ‘로또’로 불리며 중·하위권 학생들이 반전의 기회를 노리던 ‘적성고사’ ‘논술’ 대박은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내신·수능 외에도 과도하게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면접·구술고사의 경우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17일 2022학년도 대입 개편방안을 발표하며 ‘대학별 고사 개선’ 분야 과제로 ‘지필고사’와 ‘면접·구술고사’를 꼽아 단계적으로 축소 또는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특히 지필고사 중 수시 적성고사는 사실상 수능과 문항 유형이 같은 데다가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분류되고 있음에도 대학이 실상 적성고사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등 수시모집의 취지와 맞지 않는 폐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적성고사 폐지는 2022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개정 시 반영될 예정이다. 지필고사 중 논술전형 역시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대학 측에 단계적으로 폐지를 유도할 방침이다.

적성고사는 특히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좋지 않았던 학생들이 막판 대반전을 노릴 수 있는 전형으로 평가받았다. 2019학년도엔 가천대, 한국산업기술대, 한성대, 고려대(세종캠퍼스) 등 12개 대학이 적성고사 전형을 통해 총 4000여 명을 뽑는다. 연도별 적성고사 전형 모집인원은 2017학년도 4562명, 2018학년도 4885명, 2020학년도 4790명 등으로 4500명 안팎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8학년도 한 대학의 적성우수자전형이 23대 1의 경쟁률을 보여 과열됐고 적성고사 전문 학원이 등장하는 등 문제점도 지적을 받아왔다.

폐지 갈림길에 섰던 면접·구술고사는 전형 특성을 고려해 최소화할 방침이다. 특히 ‘학생부 기반의 맞춤형 확인 원칙’을 세우고 대학이 제시문을 제공해 이를 기반으로 구술고사를 치르는 전형의 필요성을 검토한다.

교육부는 이를 향후 재정지원과 연계하며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학습금지법)에 따라 대학의 면접 문항을 점검한다. 선행학습금지법에 따르면 대학은 면접·구술고사에서 고교 교육과정 내에 있는 지식에 대해서만 물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시정 명령, 모집 정지 등 강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