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 燈도 아까워…’ 15일 충남 당진시의 한 편의점 점주가 매출은 오르지 않고 인건비 등 비용 부담만 커진다며 점포 일부 조명을 꺼둔 채 영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상공인聯·전편협 ‘투쟁’ 예고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공감 획득
정부에 ‘업종별 맞춤대책’ 요구

내년 최저임금 준수여부 ‘異見’
전편협 “따르되 정부대책 요구”
소상공인 “거부·법적투쟁병행”

2년 연속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업계가 ‘최저임금 불복종’ 방침을 거듭 확인하면서 ‘순차적인 국민 저항’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는 1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전편협 사무실에서 최저임금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한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는 15일 밤 회의를 열고 생존권 운동 연대 구성 등이 포함된 성명을 발표하고, 투쟁 방향을 공개했다. 이들 두 단체는 국민 불편 최소화를 전제로 한 ‘단계적인 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소상공업계와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지역별·업종별 차등적용과 함께 업종별 맞춤형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전편협보다 한층 강경한 입장이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 방안이 묵살됐을 때부터 우리는 퇴출대상 국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최저임금 불복종 기조는 그대로 간다”고 확인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최저임금위 사용자측 위원이자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도 맡고 있는 김대준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도 “모라토리엄(수용 거부) 기조는 변하지 않는다”며 “이번 최저임금이 내년 1월 1일 시행이니까 여러 가지 검토를 거쳐 그때에 맞춰서 거부운동이 본격 실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편협은 이날 오후 회의에서 단계별 저항수위를 정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4개 브랜드별로 대표 2명씩 총 8명이 참석해 가장 낮은 단계인 팸플릿 부착부터 시위·집회 등 강경 투쟁까지 단계별 저항 수위에 대해 논의한다.

성인제 전편협 공동대표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따르지 않겠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시행되려면 6개월의 시간이 있으니 정부 대책을 본 뒤 우리가 살 수 있는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집단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성 대표는 “우리는 소상공인연합회와는 달리 가맹 본사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물론 가맹 본사와도 협상을 해야 한다”며 “일자리 안정자금의 확대나 4대 보험 가입과의 연계, 카드수수료율 인하, 서비스 품목(종량제 봉투·상품권 등) 판매에 대한 지원방안 등에 대해 만족할만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투쟁에 들어간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편협 관계자는 첫 투쟁단계는 팸플릿부착 영업에서부터 최종 단계는 동맹휴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 나온 매월 하루 24시간 영업중단이나 야간 영업 중지는 야간에만 매출이 일어나는 종사자들이나 각자의 의견이 분분해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반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소상공인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는 가운데 또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며 “정부는 소상공인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일반적인 것이 아닌, 업종별 맞춤화된 대응책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상공인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