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中→러→美 ‘광폭’
맥매스터·양제츠 등과 친분
한반도 외교 조율맨 ‘주목’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4월과 5월로 각각 예정된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외교 조율맨’으로서의 광폭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정 실장은 지난 5∼6일 대북 특별사절단 수석 특사를 맡은 뒤 북핵·미사일과 관련된 한반도 주변국 간 외교조율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방북 후 곧장 미국으로 날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미·북 정상회담 의사를 타진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해 방북·방미 내용을 설명했다. 중·러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다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에 참석했다. 특유의 친화력과 실행력을 무기로 문재인 대통령 북핵 외교의 복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 실장은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미·중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활용해 미국, 중국과의 의견조율을 잘 이끌어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힘을 받고 있는 미 중앙정보국(CIA) 대북 중추 부서인 한국임무센터(KMC)의 앤드루 김 센터장이 정 실장의 5촌 조카라는 점도 정 실장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이번에 정 실장이 샌프란시스코에서 회동한 맥매스터 보좌관과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사실상 미·일 안보수장과 같은 인사들이란 점에서 정 실장의 역할론에 더욱 무게가 쏠린다.

현역 육군 3성 장군인 맥매스터 보좌관은 여러 차례 경질설이 나돌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곁에서 대북 강경론을 주도하는 백악관 참모다. 지난 12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에 직접 미국의 대북 정책을 설명하기도 했다.

야치 국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명실상부한 외교 책사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야치 국장은 아베 총리가 2차 집권 후 지난 2014년 1월 처음으로 국가안보국을 창설한 이래 초대 국장에 취임한 뒤 계속해서 보직을 유지하며 ‘아베 외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