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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英 봅슬레이 선수 올루비
TV게임쇼 출연해 상금 획득

- 英 여자 봅슬레이 맥닐
예산 삭감되자 모금운동 펼쳐

- 인도 男루지 대표 케샤반
게스트하우스 운영으로 마련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가시밭길을 걸은 선수들이 여럿 있다. 거액의 스폰서가 줄을 잇는 인기 스포츠가 아닌 탓에 훈련과 출전 경비를 마련하는 것도 힘에 부치는 일. 하지만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 마침내 올림픽 참가라는 꿈을 이룬 선수들이 조명을 받고 있다.

영국 봅슬레이 남자 4인승의 토비 올루비(31)는 TV 게임쇼에 3차례 출연해 받은 상금으로 평창동계올림픽 훈련, 출전 경비를 조달했다. 올루비의 첫 방송 출연은 영국 ITV의 ‘더 큐브’라는 프로그램으로 가로·세로·높이 4m의 투명한 벽이 설치된 방 안에서 문제 풀이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한다. 1등에게 주어지는 2만5000파운드(약 3748만 원)를 노렸던 올루비는 그러나 상금을 챙기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갔다. 좌절하지 않고 영국 채널4의 ‘딜 오어 노딜’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올루비는 1만2000파운드(1797만 원)를 상금으로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내부에 일정 금액이 적혀 있는 26개의 상자 중 1개씩 고른 뒤 적힌 금액을 유추하는 방식이다. 올루비는 또다시 BBC의 ‘캔트 터치 디스’로 눈길을 돌렸다. 단계별로 장애물을 통과해 임무를 완수하는 프로그램. 올루비의 임무는 모형 대포에서 발사돼 12m 높이의 목표 지점에 안전하게 착지하는 것이었고 임무를 완수해 출전 경비를 보탰다. 올루비는 “훈련을 하기에 다른 일을 하는 건 쉽지 않다”며 “TV 출연은 적성에 맞고 단발성이기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올루비는 TV 출연 외에도 ‘고 펀드 미(Go Fund Me)’라는 개인 후원 사이트를 활용, 올림픽 출전비를 모았다.

올루비는 2013년 영국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인종차별에 시달렸다. 봅슬레이 대표팀의 한 코치로부터 “흑인은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훈련에 조금이라도 지각하면 “흑인이라 게으르다”는 조롱을 받았다. 하지만 가난과 인종차별이란 악재는 올림픽을 향한 올루비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봅슬레이 남자 4인승은 21일 첫 공식 연습을 시작하며 24일 1, 2차 주행과 25일 3, 4차 주행이 예정돼 있다.

영국 봅슬레이 여자대표팀의 미카 맥닐(25)은 영국봅슬레이협회의 업무 착오로 예산이 삭감되면서 지원이 중단되자, 모금 운동을 펼쳐 4만 파운드(5987만 원) 이상을 모아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맥닐이 출전하는 봅슬레이 여자 2인승은 20일 1, 2차 주행과 21일 3, 4차 주행으로 진행된다.

CNN에 따르면 인도 루지 남자대표팀의 시바 케샤반(37)은 이탈리아 출신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과 고향인 인도 북부 마날리 게스트하우스에서 벌어들인 수입금을 알뜰살뜰 모았고 아내와 함께 직접 물색한 스폰서 기업의 지원금을 더해 평창행 비행기에 올랐다. 케샤반은 34위에 그쳤지만 1998년부터 6차례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평창=전현진 jjin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