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사정권 ‘화성-12’… 2000㎞ 늘리면 美서부 타격

이미지 크게보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지난 14일 새벽 진행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시험 발사 성공 직후 환하게 웃고 있다. 15일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가 우리의 타격권 안에 들어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 신형 IRBM 발사성공 의미

증폭핵분열탄·다탄두 탑재
위력강한 신형의 전략로켓
향후 수소폭탄도 탑재 목표

지난달 3번 실패끝에 성공
“미사일 안정화기술 완전 확증”
ICBM 직전단계 IRBM 완성

북한이 14일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발사한 지대지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은 한·미 정보당국이 KN-17로 부르는 신형 탄도미사일로,올해 들어 3번 발사에 실패한 뒤 4번째 성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각(高角)이 아닌 30∼45도 정상 발사 시 최대 사거리가 6000㎞로 괌 미군기지와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는 신형 IRBM이다. 북한은 이번 발사 실험 성공으로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단계에 진입했다.

◇증폭핵분열탄, 다탄두 핵무기 탑재 =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화성-12는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고 밝혀, 증폭핵분열탄이나 다탄두 핵폭탄 탑재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통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표준화된 핵탄두뿐 아니라 대형 중량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며 “시험발사 위력이 강한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새 형의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의 전술 기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이뤄졌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언급은 지금까지의 원자폭탄에서 기술적으로 진전된 증폭핵분열탄 또는 2개 이상의 다탄두 핵폭탄, 나아가 수소폭탄까지 탑재하기 위해 이번 발사 시험이 진행됐다는 의미다. 탄두 무게는 기존 500∼600kg에서 1t 이상, 로켓 지름은 60∼70㎝에서 1m 이상으로 대형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정된 IRBM 기술 확보 성공 = 중앙통신은 “가혹한 재돌입(재진입) 환경 속에서 조종전투부(탄두)의 말기유도 특성과 핵탄두 폭발체계의 동작 정확성을 확증했다”고 밝혀 대기권 재진입체(RV) 기술이 진척됐음을 시사했다. 이는 2000㎞ 이상 고도에서 재진입할 경우 발생하는 열과 충격을 탄두 원추형 부분이 견디는 RV 기술이 상당 부분 진척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ICBM의 경우 재진입 시 6000∼7000도 정도의 고열을 견뎌야 하는데 한·미 정부 당국은 북한이 아직 이 정도의 내열성을 가진 탄소복합소재 기술은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사일이 극초음속으로 대기권 내에 진입할 때 발생하는 열, 충격 및 진동 등을 견딜 수 있는 탄두보호 기술은 기존 무수단(화성-10호, KN-07) 미사일에 비해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이번 시험발사로 “미사일의 유도 및 안정화 체계, 구조체계, 가압체계, 검열 및 발사체계’의 모든 기술적 특성이 완전히 확증됐다”고 밝혀 유도조종장치와 장사정 기술, 추진체 결합(클러스터링) 기술의 진척이 있었음을 밝혔다.

◇KN-17, 3전4기 만에 성공 = 화성-12는 북한이 지난달 5, 16, 29일 발사해 공중 폭발 등으로 모두 실패한 KN-17로 한·미 군 당국이 지속적으로 감시해온 신형 IRBM이다. 이동식발사대(TEL)에서 고각으로 발사되며 정상 각도로 쐈을 경우 사거리가 5000∼6000㎞로 추정된다. 이는 북한이 지금까지 발사한 IRBM 가운데 최장 거리에 해당한다. 보통 사거리 5500㎞를 넘으면 ICBM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사실상 ICBM 개발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위 사진은 화성-12형 미사일이 이동식발사대에서 세워지는 모습, 아래는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주석 105번째 생일 열병식에서 공개된 화성-12형과 같은 기종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