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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범 증거 차고 넘쳐”
이, 삼성수사 경험 특수통

유, 朴옆서 치밀 조사대비
정, 수사대응 방식 보완역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시작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안팎에 따르면 김수남 총장부터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법과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현장에서 수사를 진두지휘한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실관계 확인이 최우선”이라며 “팩트를 갖고 법리 적용을 검토하는 수사 원칙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직접 대면조사는 한웅재(47·사법연수원 28기) 형사8부장과 이원석(48·〃 27기) 특수1부장이 맡았다. 한 부장검사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774억 원의 모금 과정 전반을 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수 특별검사 이전에 수사를 했던 검찰 1기 특수본에도 참여한 바 있는 한 부장은 지난 1월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 첫 공판에서 “대통령이 최 씨와 공범이란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주장,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2005년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을 수사하는 등 검찰 내 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이원석 특수1부장은 기업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이 부장은 특히 삼성 그룹의 최 씨 모녀 213억 원 직접 지원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개입 여부 등을 추궁해 ‘최순실-박 전 대통령-삼성’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 총 9명 중에서는 유영하 변호사와 정장현 변호사가 교대로 입회해 조사 내내 박 전 대통령 곁을 지키며 변론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청사 입구에서 조사실까지 박 전 대통령을 수행하는 역할은 손범규 변호사가 맡았다. 부부장검사 출신인 정 변호사는 주로 검찰 측의 수사에 대응하는 방식 등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최순실 사건’의 본질은 최순실 씨와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의 불륜관계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다.

지난해 말 1기 특수본 수사 때부터 박 전 대통령을 변호해온 유 변호사는 탄핵 이후에도 꾸준히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하며 변론 준비를 해왔다. 손 변호사는 “다른 변호사들은 (박 전 대통령이) ‘숲’을 보실 수 있게 준비 중이라면 유 변호사는 ‘나뭇잎’까지 자세히 보실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