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뇌물·강요죄’ 모두 적용해 기소할 가능성

朴혐의 추궁 전략은

법조계 “뇌물죄가 無罪돼도
강요죄로 有罪받을 수 있어”

검찰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뇌물죄 프레임’을 이어받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죄를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은 21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서도 삼성·SK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번 주중 박 전 대통령의 공범으로 지목된 ‘비선 실세’ 최순실(61) 씨의 재판에서 “강요죄와 뇌물죄는 상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힐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금 등을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등의 ‘강요’에 의해 대기업이 내놓은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삼성그룹이 최 씨 등에게 별도로 제공한 230억 원 외에 두 재단 출연금 204억 원에 대해서도 ‘대가성’이 있는 뇌물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또 SK·롯데에 대해서도 “뇌물 의혹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검찰 수사 결과와 특검의 수사 결과가 달라 특검의 수사를 이어받은 검찰의 최종 결론에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 씨에게 뇌물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여타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정해 공소유지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뇌물죄와 강요죄를 모두 적용해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검이 수사를 이어받았고 그 결과 뇌물 의혹이 추가로 나왔다”며 “수사팀은 특검 수사 결과 드러난 뇌물 의혹 등을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재판에서 내세울 것”이라며 “이 경우 뇌물죄가 법원에서 무죄로 판단돼도 검찰은 강요죄 등으로 유죄선고를 받아낼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SK·롯데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들 기업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가 추가돼 그의 뇌물죄가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

검찰은 1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13시간 넘게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19일에는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대통령 조사 이후, 보강 조사 차원에서 이들 기업 관계자에 대한 소환이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다음 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박 전 대통령 기소 시점까지는 검찰의 대기업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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