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순이익도 ‘들쑥날쑥’
신용보고서, 신뢰도 낮게 평가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재산 비리 의혹이 연일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우 수석과 아내·자녀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정강의 기업신용분석보고서에 따르면 ‘1인 기업’인 것에 비해 총 매출액 중 판매비와 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판관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강이 ‘페이퍼컴퍼니’임을 뒷받침하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25일 공인회계사 및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직원 없이 유일한 대표이사로 우 수석 아내 이모(48) 씨가 등재돼 있는 ㈜정강의 판관비율은 2013년 결산일(12월 31일) 기준 1.59%로 크게 낮았으나, 이 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한(2013년 11월 12일) 후 매겨진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83.95%와 96.74%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판관비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는 데 있어 발생하는 비용을 통틀어 급여와 광고선전비, 접대비 등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직원이 등록돼 있지 않고, 매출액이나 이익 등을 보면 회사가 운영되고 있지도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매출액의 상당 비중을 판매비와 관리비가 차지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평균 판관비율은 14~15% 정도다. 판관비율은 낮을수록 양호한 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 회계사는 “‘1인 기업’ 대표의 횡령·배임 여부와 가족 주주의 피해 문제 등 현재 ㈜정강의 기업 구조로는 혐의 적용 및 처벌 가능성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지만,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되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매출액 및 순이익도 수상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산일 기준 2013년 ㈜정강의 매출액은 2억5000만 원이었지만, 2014년에는 9500만 원으로 하락했다. 2015년은 1억4500만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 이익은 2억4600만 원에서 1500만 원, 그리고 지난해에는 500만 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증가율은 2014년 -94.83%를 기록했으며 2015년에는 -68.9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업종평균 영업이익증가율은 24~25% 수준이었다.

2015년 5월 15일 작성된 해당 기업신용분석보고서는 ㈜정강의 현금흐름등급을 ‘판정제외’로 판단했다. 그 이유로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적거나 불완전한 재무 정보 보유(원가명세서가 없는 경우 등)로 판정 제외”라고 적시했다. 이는 “결산일 기준 2년 미만의 현금 흐름이 산출되는 경우” 매겨지는 ‘판정보류’와 다른 개념으로, 신뢰도가 낮은 기업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