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올1~2월 1727명 분석

60대 가구주 평균빚 4785만원
소득없어 개인회생절차 무의미
노년층 비중 갈수록 증가할 듯

올해 들어 개인 파산 선고를 받은 4명 중 1명꼴이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별다른 소득 없이 생활비나 병원비 등을 감당해야 했던 노년층이 결국 파산이라는 마지막 선택지로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1∼2월 법원이 파산 선고를 내린 1727명을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이 428명에 달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체 파산자 중 24.8%에 달한다. 최대 경제활동 계층인 50대(37.2%)보다는 적지만 40대(28.2%)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늘어나는 20∼30대의 ‘젊은 파산 선고자’가 10명 중 1명꼴인 것과 비교해도 노인 파산은 크게 높다. 또 60대 이상 파산 선고자 중에서는 70대(67명)와 80대(9명)보다 60대(352명)가 압도적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60세 이상 인구수는 약 974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8.9%에 달한다.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가구의 부채 평균은 2015년 4785만 원으로, 2014년 4406만 원보다 증가했다.

올해 선고된 파산자의 남성 평균 연령은 53.3세, 여성은 52.3세로 평균 52.8세다. 앞으로 이 평균 연령은 더욱 큰 폭으로 높아질 전망이며, 파산 선고자 중 노년층이 차지하는 비율도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법원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은 최근 파산보다는 개인회생 등을 통해 빚을 일정 부분 탕감받고 다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지만, 경제활동이 어려운 노년층의 경우 회생이 의미가 없는 탓에 파산을 신청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노년층의 경우 파산이라는 제도 자체에 정서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최근 해당 신청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노년층의 삶이 얼마나 팍팍해졌는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