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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단속·규제 추진해오던
겐슬러 “트럼프 취임식날 사퇴”
가상화폐 전담직책 이은 ‘호재’

내년 연말 20만달러 돌파 전망
2030년까지 상승세 이어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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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21일 사상 처음으로 9만9000달러를 돌파했다. 가상화폐 규제론자인 개리 겐슬러(사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임기가 2026년까지임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날 사퇴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상화폐 육성 정책 추진이 확실시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 고지를 넘어서 150만 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2시 10분(한국시간 22일 오전 4시 10분)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11% 오른 9만9055.71달러에 거래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9만4000달러 선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들어 가파르게 상승해 9만5000달러, 9만6000달러, 9만7000달러, 9만8000달러, 9만9000달러 선을 거침없어 넘어섰다. 이후 조정에 들어가 다시 9만80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겐슬러 위원장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날 사퇴하겠다고 밝힌 것에 영향을 받았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내년 1월 20일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1월 20일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날이다. 2021년 4월 SEC 수장에 오른 겐슬러 위원장은 그동안 가상화폐 산업에 대해 단속과 강력한 규제를 추진해 오면서 업계의 반발을 불러온 인물이다. 이에 가상화폐업계 지지를 등에 업은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겐슬러 위원장의 정책을 비판하며 취임 후 즉각 해임할 것을 공언해왔다. 차기 SEC 위원장 후보로는 댄 갤러거 로빈후드 최고법률책임자와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헤스트 피어스 현 SEC 위원 등 친(親)가상화폐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가상화폐 육성 정책 예고에 비트코인이 머지않아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정권인수팀은 가상화폐 정책만을 전담하는 백악관 직책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를 관할하는 SEC와 CFTC를 조율할 직책을 만들어 가상화폐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분석 기관들도 비트코인 가격 전망을 올리고 있다. 금융정보 분석기관 BCA 리서치는 비트코인이 단기 조정을 겪은 뒤 장기적으로는 20만 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놓으며, 내년 말까지 비트코인이 2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에서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CEO는 전날 “비트코인이 2030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최대 150만 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 대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40% 이상 오른 상황이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