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세월호에서 승객 구호 조처를 하지 않은 채 먼저 탈출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준석(69) 선장이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퇴선명령을 내렸다’는 답변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는 음성분석 결과가 나왔다.

21일 음성분석전문가인 충북도립대 생체신호분석연구실 조동욱(56·전자정보계열) 교수는 지난 19일 검찰에 구속되면서 언론과 인터뷰한 이 씨의 음성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조 교수는 이 씨가 이날 “퇴선명령을 내렸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3차례에 걸쳐 “그렇다”는 취지로 답변한 음성 샘플과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심경을 피력한 음성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퇴선명령’을 언급할 때 이 씨의 성대 진동수인 ‘피치’는 87.411∼97.725㎐, 에너지 크기인 ‘강도’는 68.949∼69.442㏈이었으며, 사과 발언 시 피치는 94.343㎐, 강도는 71.502㏈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보통 성인 남성이 말할 때 피치는 120∼180㎐, 강도는 75㏈ 전후인 데 비해 이 씨의 음성이 이에 미치지 못한 것은 양심에 꺼리는 답변을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목소리를 높이더라도 양심에 꺼리는 내용 등일 때는 음성 강도가 동반상승하지는 않는다”며 “이 씨는 퇴선명령 여부을 묻는 취재진의 2번째 질문에 ‘네 그렇습니다’라고 목청을 높였지만 피치나 강도는 상승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이어 “이 씨의 사과 발언 때 피치와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숨기거나 거짓 진술을 해야 하는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라며 “이 씨가 유명인이 아니어서 평소 기반 데이터는 부족하지만 음성 피치와 에너지 강도를 통해 심리상태를 분석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옥천=고광일 기자 k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