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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선포 11일만에 소추 성립
3차변론부터 尹 직접 헌재출석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운명을 판가름하는 ‘디데이’(D-day)가 결국 오는 4일로 정해졌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 재적 의원 300명 중 204명의 찬성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111일 만이다. 헌재는 지난 2월 25일 11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1일까지 35일간 평의를 열어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최장심리 기록을 세우며 숙고를 거듭해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 29분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는 계엄군이 투입됐으며, 보좌진·시민 등과 대치하다 이튿날 오전 1시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자, 윤 대통령은 오전 4시 30분 계엄 해제를 선포했다. 이후 야권 주도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으며 12월 7일 한 차례 ‘투표 불성립’으로 좌절됐으나 1주일 뒤인 14일 국회를 통과해 헌재에 의결서가 접수됐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2024헌나8’이라는 사건번호를 부여하고 최우선 심리하겠다며 같은 달 16일 첫 재판관 회의로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후 헌재는 약 3개월간 2차례 변론준비기일과 11차례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헌재는 형법상 내란죄를 탄핵소추 사유에서 제외해달라는 국회 측 요청을 받아들였고, 윤 대통령 측은 소추 사유의 동일성이 사라졌다며 반발했다. 헌재는 변론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 모두 16명의 증인을 불러 17차례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을 제기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두 번 변론에 출석했다.

헌재에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발부받아 두 차례 집행 시도 끝에 체포했다. 현직 대통령 최초로 체포·구속된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수감 이후인 1월 21일 3차 변론기일부터 직접 헌재 대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배경을 정당화하고, 정치인 체포 지시 등 주요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그는 최후 변론에서 탄핵심판이 기각·각하돼 직무에 복귀하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헌재는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평의를 열며 주요 쟁점에 관한 의견을 나눠왔다. 애초 법조계에서는 3월 중순 선고를 예상했으나 선고 시기 발표가 늦어지면서 재판관들이 전원일치 결론을 위해 숙고하고 있다는 주장과 ‘5대 3’으로 엇갈리고 있다는 주장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가 지난달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헌재 재판관들의 고심이 한층 깊어졌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