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 6명 탄핵땐 회의 마비
국힘 “국무회의 없이도 거부권”
민주 “국회의장에 법률 공포권”

더불어민주당에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임명될 때까지 국무위원을 계속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국무회의 무력화에 따른 ‘정부 기능 정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당에서는 국무위원 전원 탄핵이 현실화하면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률을 공포한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는 국무회의 심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통령령을 고쳐서 국무회의 의사정족수 등을 개정하는 방안도 열어놓고 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1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국무위원 전원의 직무가 정지됐을 때는) 헌법에 준하는 법률 의결의 능력이 사실상 국회의장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선을 긋고 있지만, 당내 강경파에서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퇴임이 예정된 다음 달 18일 전까지 정부의 마 후보자 임명을 압박하기 위해 ‘국무위원 전원 탄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헌법 제53조는 국회에서 확정된 법률이 정부로 이송된 후 5일 이내 대통령이 공포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이를 공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무회의는 최고 정책심의기관으로 대통령과 국무총리, 19명의 장관급 국무위원 등 21명으로 구성된다. 현재 국무회의 구성원은 16명이다. 윤 대통령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탄핵소추로 직무 정지 상태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사임했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2월 이후 공석이다. 국무회의 규정 제6조는 ‘국무회의는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다.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서는 최소 11명이 참석해야 하고, 11명 참석 시 의결정족수는 8명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더해 국무위원 4명을 추가 탄핵하면 국무회의가 사실상 무력화되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국무회의가 무력화되더라도 정부의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SNS에 “헌법 제89조에 규정된 국무회의 심의 대상에 법률안 거부권은 명확히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국무회의 규정을 개정해 의사정족수를 11명 아래로 낮추는 등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