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P 연합뉴스

인도가 미국산 수입액의 절반 이상에 대해 관세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2일 미국이 ‘상호 관세’ 발표를 앞두고 있어 유력한 대상국으로 꼽히는 인도가 미국의 압박을 느꼈다는 해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익명 당국자를 인용해 인도가 양국의 1단계 무역합의 논의에서 미국산 수입액의 55%인 230억 달러(약 33조 원) 정도에 대해 관세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산 수입품에는 5~30% 관세가 적용 중인데 이를 상당폭 내리거나 아예 없앨 준비까지 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는 선제 대응을 통해 미국의 과도한 관세 부과를 피하려 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미국이 무역 상대국들에 같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 관세 시행에 나설 때 인도 측은 대미 수출 가운데 660억 달러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110억 달러에 이르는 제약·자동차 대미 수출의 타격까지 예상된다.

한 소식통은 관세 인하 결정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며, 광범위한 인하 대신 부문·상품별 조정 가능성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측은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한 광범위한 관세 개혁 논의에도 착수한 상태다.

다만 인도 측이 현재 관세율이 30∼60%에 이르는 육류·옥수수·밀·유제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고수하겠다는 견해도 전해졌다.

한편 인도는 미국을 상대로 연간 450억 달러(약 65조 원) 정도의 무역흑자를 기록 중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인도를 "무역에서 매우 큰 악당"이라 부르며 관세를 통해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해왔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