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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훈의 월가토크

1분기 GDP 상승률 전망치
뉴욕연준 등 2% 중반 추정
고용 등 실물지표는 ‘견조’
파월도 “경제 건강한 수준”

관세發 증시 변동성 크지만
불확실성 해소땐 AI주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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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경기 전망에 대한 경계감이 만연하고 증시도 이에 따라 변동성을 더하고 있지만, 불안감은 갖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심리와 별개로 실물 지표는 여전히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고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반등세를 기다리는 투자자라면 낙폭이 과도한 인공지능(AI) 중심의 빅테크 종목을 주목해볼 만하다.

◇미국 경제 어디로 가나 = 지난 19일(현지시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의 상태를 두 가지 방식으로 진단했다. 첫째, 설문조사 기반의 ‘경제 지표(Soft data)’는 소강 양상으로 의견이 모였다. 그러나 실제 경제 활동량을 추적하는 데이터(Hard data)는 여전히 미국 경제가 견조하다는 것에 무게를 실었다. 파월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매판매의 전반적인 상황이 중립 이상으로 판단 가능하며, 4.1%의 실업률과 10만 명을 훌쩍 웃도는 월간 신규 고용자 수 역시 건강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만연하지만 실물지표는 견조하다. 실제, 미국 경제 내 심리와 실물 지표의 전개 양상은 차이가 크다. 미국을 대표하는 소비심리지수인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의 경우 지난 3개월 동안의 낙폭이 16.1포인트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나 코로나19에 준하는 위축세다. 모든 투자자의 심리가 총체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는 주식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다. 최근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은 고점 대비 10% 가까이 하락하며 기술적인 ‘조정 장세(Correction)’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7·M7)’ 그룹의 평균 주가는 20% 가까이 하락하면서 침체 장세(Bear Market)로 판정이 가능한 상태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물 경제 활동량은 심리 지표의 불안과 달리 튼튼하다. 앞서, 파월의 진단 외에도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1분기 GDP 상승률 전망치를 2%(전기 대비 연율 환산) 중반대로 보고 있다. ‘Hard data’를 토대로 각 지역 연준이 실시간으로 성장률을 추적하는 ‘GDP Now’ 모델도 유사한 값을 현재 추정하고 있다. 뉴욕 연준의 현재 추정치는 2.69%,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추정치는 2.33%다. 민간업체 블룸버그가 추정한 모델도 현재 2% 전후의 값을 내놓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권호영 기자

◇‘관세정책’ 위축된 경제 심리, 4월까지 변동성 지속 = 그럼에도 시장 변동성이 쉽게 잦아들지 않는 이유는 미국이 오는 4월 2일을 ‘디데이(D-day)’로 공언해 온 글로벌 상호관세 발표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자동차, 반도체, 제약, 목재 등 특정 산업별 관세는 이날 발표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등 글로벌 전체를 대상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경계감에 따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견조한 실물 경기 지표와 뉴욕 증시 전반의 이익 추정치 상향 등에 비춰 현재의 주가는 하방 지지선을 어느 정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심리적 불안이 장기화된다면 ‘Soft data’의 취약성은 결국 ‘Hard data’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 경제주체들의 비관론이 증가할수록 기업의 투자는 감소할 것이고, 고용시장도 이에 비례해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소비자들의 수요 또한 감소하게 되면서 경기는 실제적인 침체 국면에도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소음의 발원지인 미국 정부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위대한 미국’을 다시 만들기 위해 관세로 인한 일시적인 충격을 충분히 감내할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제 침체가 발생하고 이것을 수습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사전적으로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것이다.

강공 일변도의 정책 추진도 실제 침체 신호 앞에선 주저할 수밖에 없다. 여차하면 Fed가 통화정책을 통해 침체 방어에 나설 수도 있다. 지난주 Fed가 기준금리는 동결했고, 연내 예상되는 인하 폭 또한 2회 수준으로 예고했지만, 국채에 대한 양적 긴축 규모를 기존 월 250억 달러(약 36조6975억 원)에서 50억 달러로 대폭 축소한 바 있다. 이는 미 국채 유동성 환경에 분명 도움이 되는 요소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를 낮추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취지와도 결이 맞는 조치로 해석된다.

◇AI 관련주 낙폭 커, 성장 모멘텀 유효 = 아직 불확실성이 만연해 보이지만, 3월 초 핵심 경제 지표들을 확인했고 중반부의 큰 허들이었던 FOMC도 일단은 통과된 상태다. 관세 우려가 단기간 내 해소되긴 어렵겠지만, 4월 초에 그 윤곽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의 불확실성은 해소될 여지가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미국 지역에 한정해 과도하게 반영됐던 관세 충격 우려 역시 일부라도 되돌려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후 주식시장의 점진적인 반등을 대비한다면 미국 외에 대안이 부재하고, 펀더멘털 퀄리티가 높음과 동시에 관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낙폭이 깊었던 업종을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 삼아야 하겠다. AI 모멘텀이 반영 중인 빅테크가 답이다. 이들의 이익 추정치가 관세 이슈와 상관없이 여전히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