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現 광주 서구을 국회의원). 뉴시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후보 자질 검증은 뒷전…현명한 투표 절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광주 서구의회 의원들의 도를 넘은 비위·일탈이 계속 터져 나오면서 지역에서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21일 광주 서구의회에 따르면, 여성 공무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해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 오광록 민주당 구의원에 대한 징계가 논의되고 있다. 오 구의원은 지난해 11월 29일 광주 서구 한 행정복지센터에서 여성 공무원 B 씨에게 "승진하는데 외모가 중요하니 성형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구의회 자체 징계와 별개로 민주당 광주시당 윤리심판원은 오 구의원에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오 구의원은 "여성 공무원과 친분이 있고, 비하하거나 희롱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동료 의원에게 비속어가 섞인 막말을 해 경찰 수사를 받는 구의원도 있다. 고경애 구의원은 지난해 12월 본예산 예비 심사 과정에서 질의를 마친 후 욕설을 해 동료 의원으로부터 모욕 혐의로 고발당했다. 고 구의원은 "동료 의원이 말을 끊어 기분이 나빠 그랬다"고 주장했고, 이런 모습은 유튜브를 통해 고스란히 생중계돼 역시 민주당 광주시당으로부터 서면 경고를 받았다.

중앙부처 사업을 수주받기위해 의장이 운영하는 업체에 취업한 후 뒤늦게 겸직 신고를 한 구의원도 있다. 김형미 구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공연 대행 사업 입찰을 따내기 위해 전승일 의장이 운영하는 지역 공연 기획 업체에서 기획실장으로 취직했다. 하지만 겸직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지난달 28일 제안서 설명을 위한 파워포인트(PPT) 발표를 했고, 이런 사실이 알려지며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처럼 구의원들의 비위가 잇따르면서 동료 의원이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무소속 김옥수 구의원은 전날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집행부를 견제·감시해야 할 의회가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준법을 강요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사업을 수주한 전 의장과 이를 도운 김 의원의 행위가 위법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물의를 일으킨 이들 구의원은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지역에서 선거철마다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당의 공천만 받으면 후보자들의 자질 검증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도 시민들의 현명한 투표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