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3일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병원 입구에 있는 요한 바오르 2세 동상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 12주년을 기념하는 배너가 걸려 있다. EPA 연합뉴스

2013년 즉위 이래 최장기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현지시간) 병상에서 조촐하게 즉위 12주년을 기념했다.

이날 교황청 공보실은 저녁 언론 공지를 통해 "교황이 의료진과 함께 케이크와 촛불로 즉위 12주년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청은 교황의 즉위 12주년을 축하하며 "희년을 맞아 교황의 평화와 형제애의 메시지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확히 12년 전 이날,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를 통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일반적으로 교황 선출 기념일은 별다른 공식 행사 없이 내부적으로 조용히 기념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올해는 교황의 입원으로 인해 더욱 조용히 지나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다만 교황은 의료진과 함께 조촐하게 축하 행사를 했고, 전 세계 어린이들이 보낸 수백 장의 카드가 전달되는 등 선출 기념일을 축하하고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교황에게 전달됐다.

교황은 지난달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양쪽 폐에 발생한 폐렴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기간 4차례의 호흡 곤란을 겪으며 고비를 맞았으나 최근에는 눈에 띄게 병세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교황청은 지난 10일 "교황의 병세가 더는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교황의 퇴원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교황은 앞서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2013년 즉위 당시 사임서를 미리 작성해뒀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직이 종신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지만, 그가 퇴원해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88세라는 고령과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이전과 같이 왕성한 활동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교황이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스스로 사임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프란치스코 교황. AFP 연합뉴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