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본심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사람이 왼쪽을 보기도 했다가 오른쪽을 보기도 했다가 하는 거 아닌가”라며 “왼쪽 보고 오른쪽 보고 했다고 해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다. 그러면서 “한쪽만 보는 것은 고집불통이라고 한다”고 덧붙인다.

하지만 그는 일관성 부족으로 ‘기회주의적 말 바꾸기’라거나 ‘말과 행동이 다르다’ ‘카멜레온식 변신술이자 조변석개’라는 비판을 듣는다. “단순한 우클릭과 기계적 중도확장은 오답”이라거나 “민주당다운 길을 가야 한다”는 당내 비판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오른쪽 깜빡이를 켜도 본질적으로 반기업적, 반시장적인 인물이라는 것이 증명됐다”는 이준석 의원의 지적도 있다.

논란의 계기는 한날 있은 민주당의 ‘민생연석회의’와 ‘기본사회위원회’의 정책 과제 발표와 발대식이다. 특히 ‘20대 핵심 민생의제 및 60대 주요정책 과제’가 핵심이다. 이 대표가 “민생연석회의 의제일 뿐, 대선 공약으로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조기 대선을 겨냥한 ‘이재명 공약집’이다.

민생연석회의는 3개 분과위원회로 구성됐다. 쟁점은 최근 이 대표가 보인 ‘우클릭’ 행보의 ‘경제회복과 친기업·성장 우선’ 정책 방향과 상충하는 ‘반기업·반시장 과제’들이다. 민주당은 ‘골목상권과 중소상인 보호 및 노동자 권리에 초점’을 둔다지만, 민생의제는 ‘시장의 적극적인 개입과 규제’를 강조한다.

‘의제 1’ 지역화폐 활성화 방안은 2조 원의 추경안 편성으로 이어진다. 민주당은 “1조33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 60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에, 7800명의 취업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대표도 “얼어붙은 지역경제의 온기가 살아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된다. 재정 부담과 압박도 문제다. 국가채무가 이미 GDP의 50%를 넘어섰다. 돈을 풀면 반드시 물가는 오르는데 물가 안정이 위협받으면 민생 회복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과도한 시장 개입과 규제 강화는 균등한 기회와 최선의 경쟁 환경 조성을 방해할 수 있다. 폐지까지 거론되는 ‘임대차 3법’을 주택 임차인이 2년마다 갱신 계약 후 최장 10년까지 점유할 수 있게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논란의 대상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그동안 국가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의 성장을 위한 실용을 말하면서도 이념과 포퓰리즘의 친노동 반기업 정책과 입법을 계속했다.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상법과 상속·증여세법 개정안, 그리고 산업지원법안 처리 지연 등이다.

‘운명의 3월’을 맞아 이재명의 민주당은 장외로 나섰다. 12년 만의 천막당사,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도보행진, 비명 대표 인사들과의 시국간담회, 매일 오전과 오후 의총의 24시간 비상체제, 초선 의원 3명의 삭발이 이어진다.

조기 대선이면 첫 쟁점은 ‘이재명이냐 아니냐’다. 이재명의 상징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는 대권을 향한 그의 집념을 상징한다. 그의 믿음과 진정성이 첫 관문이다. “상황에 따라서 이렇게 생각이 쉽게 변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위험하다”는 걱정은 민주당에 위협적이다. 이 대표의 좌충우돌 행보가 “시대를 잘못 읽고 있다”는 철학의 부재라면 공동체에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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