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명(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당 소속 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윤석열 대통령 구속과 검찰을 규탄하는 내용을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제공

보훈부 "5월 3단체에 정치적 중립 의무" 공문 발송
광주시 "보훈부, 5월단체 정치활동 금지 압박은 시대착오적"
보훈부 "관리·감독기관의 통상적 업무의 일환"

5·18단체들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비판’ 성명서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국가보훈부가 ‘5·18단체 정지척 중립 의무 준수’ 요구 공문을 발송하자 광주시가 8일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보훈부는 9일 보훈부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관리·감독 기관의 통상적 업무 일환"이라며 "대통령실 압력을 받고 움직였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광주시는 8일 입장문을 통해 "보훈부는 무엇이 두려워 5·18 공법 3단체에 재갈을 물리려하는가"라며 부당한 압력행사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7일 보훈부는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유공자유족회·공로자회 등 3단체에 ‘정치활동 등의 금지’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보훈부는 "민주유공자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5월 3단체가 7일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정의에 대한 도전’이라는 성명서는 법령 및 정관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특정 정당의 정강·공직후보자를 반대하거나 지지하는 행위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보훈부의 공문은 ‘5·18 단체의 정당한 활동을 탄압하고, 정신을 유린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전두환 신군부의 부당한 국가폭력에 맞서 결사항쟁으로 민주주의를 지겨낸 5월 단체와 광주시민사회는 12·3 계엄이후 ’헌법수호와 계엄무효 연석회의‘를 결성하고, 윤석열 탄핵과 내란종식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훈부는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내란수괴 권력자가 아니라 헌법을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보훈가족과 국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보훈부는 부당한 압력행사에 대해 공식사과하고 5·18 공법 3단체의 정당한 활동을 적극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보훈부는 " 정부의 재정 등 각종 지원을 받는 보훈단체에 대한 국가보훈부의 ‘정치적 중립 의무 안내’ 공문 발송은 관리·감독기관으로서 통상적인 업무의 일환"이라며 "‘국가유공자단체법’ 등 현행 법령상 ‘보훈단체의 정치활동 등의 금지’는 모든 보훈단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안으로, 위반 소지 있을 경우 적시에 공문 발송하는 것은 관리·감독기관의 통상적 업무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관련 법령에 따라 보훈단체에 재정 등 각종 지원을 하고 있고, 5·18 단체를 포함해 정부의 지원을 받는 보훈단체는 정관에 따라 ‘정치활동 등 금지’ 등의 준수 사항을 이행 할 의무가 있다"며 "지난 2월 14일 ‘광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관련해서도 5·18 단체를 비롯한 모든 보훈단체에 정치적 중립 의무 준수 안내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보훈부는 "역대 정부에서도 보훈단체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준수 할 수 있도록 안내 공문을 발송하는 등 관리·감독기관으로서 역할을 이행해 왔다"며 "박근혜 정부 때 8건, 문재인 정부 때 10건, 현 윤석열 정부 6건"이라고 설명했다.

보훈부는 "‘대통령실로부터 모종의 압력을 받고 다급히 움직였다’는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성명서 요청 등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5·18단체와 소통했으며 대통령실을 포함한 어떤 기관과도 이번 사안에 대해 사전 논의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 5·18 단체에 대해 이미 언론 등에 공개된 성명서를 요청한 것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이지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것과 같은 압박의 수단이 될 수는 없다"며 "앞으로도 보훈부는 법령에 따라 보훈단체 운영을 지원하는 한편 ‘정치 활동 등의 금지’ 등의 준수 사항을 이행 하도록 관리·감독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