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달 25일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경찰청 청사에서 간첩혐의로 검거된 중국인들이 수갑을 찬 채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수백명 규모의 중국 간첩 조직이 미국과 호주의 지원으로 적발됐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국가수사청(NBI)은 수백명으로 구성된 중국 간첩 조직을 적발했으며, 이들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전날 밝혔다.

이들 중국 간첩조직은 사이버 범죄에 연루돼 있으며, 온라인 게임 업체로 유입된 중국인 다수가 간첩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필리핀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필리핀은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에 있는 만큼 국가안보와도 연결됐을 가능성이 크다, 프란셀 파디야 필리핀군 대변인은 “모든 형태의 간첩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며, 민감한 정보나 중요 인프라와 관련됐거나 필리핀 주권을 훼손하는 활동은 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중국 간첩조직 적발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호주 연방경찰이 기술 지원에 힘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과 호주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필리핀 수사당국은 언급하지 않았다.

필리핀은 올해 들어 중국 간첩 용의자를 8명 이상 체포했다. 1월에는 필리핀 내 군사 시설 등을 무인기(드론)로 촬영하고 정찰한 혐의 등으로 중국인 6명을 체포했다. 지난달 25일 대통령궁 등 중요 시설 부근에서 휴대전화를 도청하려 한 중국인 2명을 간첩 혐의로 체포하는 등 중국인 간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관련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주필리핀 중국대사관은 “중국과 중국인을 비방하기 위한 근거 없는 비난과 추측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