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합동감식…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공사 교량 붕괴 사고 현장에서 28일 오전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현대엔지니어링 등 강제수사

경찰·고용부 감독 등 75명 투입
수사 대상 휴대폰 등 자료 확보
공사 계획대로 이행여부 등 조사

주우정 대표 “유가족 지원 최선”

안성=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이소현·구혁 기자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현장 교량상판 구조물 붕괴 사고와 관련, 경찰이 28일 시공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고속도로 붕괴 사고 수사전담팀은 이날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과 발주처 한국도로공사, 하도급사인 장헌산업과 강산개발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압수수색 장소는 현대엔지니어링 서울 본사, 도로공사 경북 김천 본사, 장헌산업 충남 당진 본사와 이들 회사의 현장 사무실, 강산개발의 현장 사무실 등 총 7곳이다.

이날 압수수색에는 경찰 43명과 고용노동부 감독관 32명 등 총 75명이 투입됐다. 수사팀은 도로 건설계획과 교량 설계, 시공절차에 관한 서류와 전자 정보, 수사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비롯한 전자기기 등 사고 관련 자료 일체를 확보했다.

경찰과 고용부는 압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사를 기존 계획과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했는지, 안전수칙을 모두 준수했는지 등을 조사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전날 장헌산업 관계자 1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사고 첫날부터 이미 참고인 조사가 이뤄져 온 만큼 수사 대상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또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산업안전공단,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국토안전관리원 등과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국토교통부도 이날 감식현장에 ‘건설사고 조사위원회’(사조위) 위원들을 파견했다. 토목전문가인 양은익 강릉원주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총 12명의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사조위는 약 두 달 동안 활동하면서 현장 조사와 설계 도서 등 관련 서류 검토, 관계자 청문을 통해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는 특수 설치 장비인 론처(launcher·거더 인양 및 설치 장비)를 이용해 거더(girder·보)를 교각 위에 거치하고, 다시 론처를 철수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거더가 붕괴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시공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하고 있고, 하도급사인 장헌산업은 교량 상판 구조물인 거더를 설치하는 작업을, 강산개발은 거더 위에 상판을 얹는 작업을 각각 맡았다.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이날 “유가족과 부상자들을 지원하는 게 급선무”라며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인접가옥 피해조사가 진행 중이고, 오늘부터 가구당 300만 원 규모 생계비 지원을 시작하되 금액은 유연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대표는 이날 진행된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