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용현·노상원·김용군 사건 합쳐
尹 재판도 병합 가능성 커져
김용현측 위헌심판 제청 ‘뇌관’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핵심 피고인들의 사건을 병합 심리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 비상계엄 당시 군·경찰 인사들의 재판이 합쳐지면 군 검찰 조서의 증거능력 등 각 피고인의 증거 적법성 여부가 유·무죄를 가르는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27일 열린 김 전 장관의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전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등 3명의 사건을 병합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 등 주요 피고인들의 내란 관련 혐의가 서로 얽혀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법조계는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재판도 병합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한다.

공소사실이 상당 부분 겹치는 사건들이 합쳐지면 각 피고인의 수사기관 진술을 둘러싼 증거 적법성 여부가 더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미 김 전 장관 측은 지난 25일 군 검찰 조서를 당사자 동의 없이 재판 증거로 쓰는 것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냈다. 법원이 김 전 장관 측 신청을 받아들이면 헌법재판소 결정 전까지 재판이 중지되지만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다.

향후 재판에서 적법증거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당장 윤 대통령부터 ‘영장판사 쇼핑’ 논란이 있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 사건의 병합 여부는 다음 달 24일 이후 결정되는데 재판부는 “궁극적으로는 다 같이 재판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