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리히용 노동당 비서와 악수하는 푸틴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리히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겸 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27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리히용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깜짝 만남’을 가진 가운데, 이날 면담에서 파병 북한군이나 우크라이나 종전안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북의 대화 매개체로 러시아가 언급되는 상황에서 북·러의 접촉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타스통신에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리히용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만났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는 푸틴 대통령과 리히용 비서가 웃는 얼굴로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담겼다.

양측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련된 논의들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북·러 양측은 북한군의 전쟁 파병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10월 북한군 약 1만1000명이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푸틴 대통령에 ‘파병 선물’을 안긴 만큼, 향후 국제 정세에서 북한의 요구가 일정 부분 반영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리히용 비서를 크렘린궁에 초대해 면담하는 건 북한에 대한 파격적 대우로 볼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에게 우호적인 신호를 보내는 등 미·러 관계 개선 여지가 보이는 상황에서 북한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방 당국자는 지난 27일 북한군의 추가 파병 동향에 대해 “현재로선 변화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정보원이 “일부 추가 파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과는 상반된 입장이다.

이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