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의 제이크 냅이 2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리조트 챔피언코스에서 열린 PGA투어 코그니전트 클래식 1라운드에서 12언더파 59타를 기록한 뒤 경기한 골프공과 스코어카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코그니전트 클래식 1R… PGA 통산 15번째 위업

1번홀부터 5연속 버디로 시작
3연속 버디도 2번 무결점 경기
그린 적중률도 88.89% ‘정교’
12언더파로 코스 레코드 기록

LPGA선 소렌스탐이 ‘유일’

이미지 크게보기 PGA 내셔널 리조트 챔피언코스의 15·16·17번 홀은 ‘베어트랩(곰의 덫)’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어려운 코스로 악명이 높다. 코그니전트 클래식 인스타그램 캡처

제이크 냅(미국)이 악명 높은 ‘베어트랩(곰의 덫)’을 뚫고 ‘꿈의 59타’를 쳤다.

냅은 28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리조트 챔피언코스(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코그니전트 클래식(총상금 920만 달러) 1라운드에서 12언더파 59타 단독 선두에 올랐다. 냅은 보기 없이 버디만 12개를 골라 ‘꿈의 59타’를 작성했다.

냅은 대회 첫날 페어웨이 안착률 85.71%(12／14), 그린 적중률 88.89%(16／18)의 뛰어난 샷 감을 선보였다. 그린을 놓친 두 홀에서도 파 이상의 성적을 내는 비율인 스크램블링이 100%(2／2)였다. 덕분에 1라운드 퍼트도 25개로 막았다. 냅은 1번 홀(파4)부터 5연속 버디를 잡았고, 두 차례 3연속 버디까지 추가해 2012년 브라이언 하먼(미국), 2021년 매트 존스(호주)가 세운 기존 코스 레코드(61타)를 2타나 줄였다.

무엇보다 프로골퍼도 힘들다는 59타, 그것도 PGA투어에서 손에 꼽히는 난코스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주 대회가 열린 PGA 내셔널의 챔피언코스는 톰 파지오가 만들고 잭 니클라우스가 색을 더한 전통의 난도 높은 코스다. PGA투어 통계에 따르면 PGA 내셔널 리조트 챔피언코스는 지난해 대회가 열린 42개 코스 가운데 18번째로 선수들이 어려워했다.

코스 대부분이 연못을 접하고 있으며 특히 15번(파3)과 16번(파4), 17번 홀(파3)로 이어지는 구간은 ‘황금 곰’이라는 별명을 가진 니클라우스가 작정하고 난도를 높인 코스라는 의미에서 베어트랩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베어트랩은 PGA투어 선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베어트랩에서만 무려 1766개의 공이 연못에 빠졌다. 해당 기간 이 홀을 거친 모든 선수의 평균 성적은 ‘+0.63타’였다. 2022년 대회에서는 베어트랩에서만 무려 158오버파가 나왔다. 다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쉬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PGA 내셔널 리조트는 올해 대회를 앞두고 기존의 잔디 위에 새로운 잔디 씨앗을 파종해 페어웨이를 넓히고 잔디를 빽빽하게 만들었다. 대회 전 때마침 내린 비도 그린의 속도를 낮추는 데 한 몫 했다. 또 첫날은 홀 위치도 쉬웠다.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베어트랩에서 3연속 버디를 잡은 조던 스피스(미국)는 “1라운드 홀 위치 중 절반 정도가 그린의 가장 쉬운 곳에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브 60(60타보다 적은 타수)’을 달성한 선수는 냅이 유일했다.

냅은 1929년 출범한 PGA투어의 통산 15번째 ‘서브 60’의 주인공이다. PGA투어에서 가장 먼저 60타의 벽을 깬 주인공은 1977년 멤피스 클래식 2라운드에서 59타를 친 ‘미스터 59’ 알 가이버거(미국)다. 이후 1990년대 두 차례 나왔던 59타는 2010년 이후 12회 달성됐다. 짐 퓨릭(미국)이 유일하게 2013년 59타에 이어 2016년 PGA투어 18홀 최소타 기록인 58타까지 두 차례 ‘서브 60’을 경험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2001년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유일하게 ‘서브 60’을 기록했다.

1994년생인 냅은 지난해 PGA투어에 합류해 멕시코오픈에서 우승, 통산 1승을 기록 중이다. 냅은 “오늘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 알았고 모든 홀에서 버디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꿈의 59타’ 달성 비결을 소개했다. 첫날부터 압도적인 성적을 낸 냅에 이어 대니얼 버거, 러셀 헨리(이상 미국), 사미 발리마키(핀란드)가 8언더파 63타를 쳐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했다. 버거는 “스스로 첫날 경기를 아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59타를 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에는 2020년 이 대회(당시 혼다클래식)에서 PGA투어 데뷔 첫 트로피를 들었던 임성재가 3언더파 68타 공동 48위로 첫날 성적이 가장 좋았다. 안병훈과 이경훈은 2언더파 69타 공동 76위, 1언더파 70타 공동 97위로 뒤를 이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