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KT의 김동현. KT 제공

KT 신인 김동현(19)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김동현은 26일 일본 오키나와의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3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볼넷은 1개. 김동현의 총 투구수는 34개였다. 직구 27개, 포크볼 5개, 커브와 슬라이더를 각각 1개씩 던졌다. 직구 최고 속도는 시속 145㎞까지 찍혔다.

김동현은 올해 KT 마운드의 ‘히트 상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동현은 지난해 9월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9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초짜’. 쟁쟁한 선배 선수들과 첫 프로 무대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이지만, 심상치 않은 구위로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김동현은 큰 키(193㎝)에서 뿜어져 나오는 묵직한 강속구가 일품. 여기에 신인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도 갖췄다. 이날 상대 선발투수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류현진이었고, 한화는 정예 타선을 가동했다. 그러나 김동현은 1회 3명의 타자를 삼자범퇴로 요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고, 위기 때마다 병살 등으로 실점 위기를 막았다.

김동현은 경기를 마친 뒤 "오늘 컨디션이 괜찮았다. 내가 흔들릴 법한 상황들이 있었는데, 선배님들이 잘 막아주셔서 좋은 결과가 난 것 같다"면서 "첫 프로 선발 등판이었는데, 좋은 컨디션에서 제 기량을 보여준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김동현이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은 바로 제구. 앞선 1차 호주 스프링캠프에선 들쑥날쑥한 제구에 맘고생이 심했기 때문. 김동현은 "호주에서는 제 기량을 못 보여줬다. 스스로 많이 아쉬웠다. 호주 캠프 마지막부터 제춘모 코치가 잘 잡아 주셔서 밸런스 자체는 좋다. 밸런스가 좋아졌기에 경기 운영을 잘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으로 평가받는다. 투수를 늦게 시작했고,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지난해 그가 던진 이닝 수는 고작 14.1이닝밖에 되지 않는다. 제춘모 KT 투수 코치는 "김동현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투수"라면서 "큰 키에, 릴리스포인트(공을 놓는 지점)가 2m가 넘는다. 외국인 선수급 신체를 갖췄다. 잘 다듬어 활용하면 큰 보석이 될 수 있는 순도 높은 원석"이라고 평가했다.

오키나와 =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