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법원 홈페이지 캡처

실질적으로 밀수입 과정을 주도한 행위자여야만 관세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최근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문신용품 등을 수입·판매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2014년 7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중국업체로부터 4차례에 걸쳐 8700만 원 상당의 제품 9만7000점을 밀수입했다. 검찰은 해외제품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물품의 품명과 수량, 가격 등을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는 관세법 위반 혐의와 의료기기 수입을 위해 사전 수입허가 등을 받아야 한다는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재판에 넘겼다.

1·2심 법원은 A 씨의 관세법 위반과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A 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수입물품의 화주인 A 씨는 관세법 위반의 주체에 해당한다"며 "밀수품이 세관 신고되지 않은 물품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수입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 씨의 관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없다며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관세법상 처벌 대상인 세관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물품을 수입한 자는 수입화주나 납세의무자가 아닌 실제 통관절차에 관여해 밀수입을 주도한 자"라며 "수입 경위, 실제 수입·통관 절차에 관여한 방법과 정도 등을 고려했을 때 A 씨가 이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