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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초록우산 회장賞 - 조예린 경남예고 학생

To 조휘일 선생님

보고 계시나요…? 전해지시나요…? 느껴지시나요…?

올해 스승의 날은 제 억장이 무너지듯, 가슴 속 저 깊이 뼛속까지 그립고 그립습니다. 선생님, 이젠 평온한 안식의 품에서 끝없는 자유와 함께 이곳을 지켜보고 계시겠지요.

저 예삐 예린이예요. “조예삐”라고 불러주시는 선생님의 걸걸하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너무나도 듣고 싶은 순간입니다. 6살 때부터 늘 책을 한가득 가방에 짊어지고 이곳저곳 자연을 찾아 자연과 함께 참된 독서의 세계를 느끼게 해주신 분. ‘종심’을 넘은 나이에도 멋진 백발과 크고 마르신 정정하신 체력에서 쏟아 뿜어내는 선생님의 아우라는 어린 제 눈망울에서도 어찌나 크고 엄청나게 느껴지는지 그 기억이 엊그제 같습니다.

6살 아이와 백발노인이 함께 책을 들고, 읽으며 자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제게 느끼게 하셨고, 아이의 무지갯빛 동심을 든든한 버팀목이 돼 저를 바라봐 주셨고 중학교 시절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마라!”는 선생님 뜻으로 제법 머리통 커진 저와 함께 발상 공유 상대가 돼주셨고…. 예고 입학 땐 선생님의 큰 축하와 격려를 받으며 거동이 불편해지신 선생님 대신 제가 손수 찾아봬 함께 기쁨을 나눴는데…. 푸르고 무성한 나뭇잎들이 가을 낙엽이 돼 떨어지듯 선생님도 늦가을과 함께 제 곁을 떠나셨습니다. 지금도 달려가면 큰 함박웃음 지으시며 ‘예삐 왔노라’ 하시며 두 팔 뻗어 힘차게 안아주실 것 같은데…. 앙상하지만 애틋한 그 품에 안기고 싶은데….

하늘에서야 제 모습을 보고 웃으시겠지요. 앞으로 스승의 날에 선생님 두 손에는 편지를 드리지 못하지만 그런 제 마음은 하늘에 고이 닿겠지요? 정말 참된 예린이, 선생님이 바라시던 올곧고, 예의 바른 제자, 선생님을 닮은 제자 예린이, 하늘에서도 꼭 지켜봐 주세요. 기다려주세요! 조만간 이 편지와 박하사탕 한가득 안고 내동으로 찾아뵐게요!

영원한 제 위인이자, 사랑하고 존경하는, 보고 싶고 사무치게 보고 싶은 인생의 참된 스승님. 당신, 조. 휘. 일 선생님. 예린이 마음이 선생님 가슴까지 닿기를.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