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헌정사 최초’ 탄핵심판 변론… 증인 직접 신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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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계엄 탄핵심판 기록들

내란 혐의로 첫 ‘피고인 대통령’
11차 변론 방청 경쟁률 93대 1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25일 오후 11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종결하는 가운데 역대 세 번째인 이번 대통령 탄핵심판은 숱한 사상 초유의 기록을 남기게 됐다. 현직 대통령 최초로 탄핵심판 중 수사기관에 체포·구속·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은 윤 대통령은 이날 최후진술을 포함해 8차례나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해 직접 진술하는 등 전임자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해 12월 14일 국회가 통과시킨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접수한 후 73일간 총 2차례의 변론준비기일, 11차례의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피의자로 구속 기소하면서 사상 첫 ‘피고인 신분 대통령’이 탄생하기도 했다. 헌재는 16명의 증인신문을 비롯해 수사기관 진술조서 등 각종 증거 등에 대한 검토 결과를 토대로 평의를 거쳐 선고를 준비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기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는 짧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는 길었다. 2016년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81일 동안 최종변론 포함 17차례 변론을 진행한 반면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50일 동안 7차례 변론기일만 가졌다.

윤 대통령은 전임자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탄핵심판에 임했다. 3차 변론부터 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낸 윤 대통령은 이날까지 총 8차례 재판에 출석했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조태용 국정원장 등이 증인으로 나왔을 때는 피청구인 신분으로 ‘직접신문’에 나서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느니, 받았느니 하는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같은 것을 쫓아가는 느낌”(5차 변론), “홍장원과 곽종근의 내란·탄핵공작”(6차 변론) 등 심판정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론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박 전 대통령은 재판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대리인단을 통해 재판에 참여했다.

증인대에 선 16명 증인 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 원장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홍장원 메모’의 작성 장소·시점 등을 두고 충돌했다.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효력을 둘러싸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간 입장 차도 선명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는 25명, 노 전 대통령 때는 4명의 증인이 나왔다. 한편 이번 11차 변론기일엔 온라인 방청 신청자가 1868명 몰렸다. 93.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0명이 선정됐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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