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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 우크라 전쟁 3년 : (2) ‘동북아 평화·세계 핵질서’ 위협

北, 러시아에 무기 · 병력 보내
러도 한반도 유사시 자동 참전
동북아 넘어선 충돌 가능성도

러시아 핵무기 사용 대상 확대
유럽 전역 언제든 核 공격 가능

핵사용 예상국가 러 1위·北 2위
“10년이내 핵전쟁 가능성 40%”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송재우 기자

3년 전(2022년 2월 24일) 치솟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파장은 유럽을 넘어 동북아는 물론 세계 핵 질서까지 흔들어 놓고 있다. 러시아와의 동맹을 다시 혈맹 수준으로 높인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병력을 지원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에도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비핵보유국까지 핵으로 보복할 수 있도록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춘 러시아의 핵 교리 변화는 세계 핵 질서를 균열 냈다.

◇군 파병한 북한…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흔들 =1991년 소련 해체 후 북한과 거리를 두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과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이 대표적이다.

북·러 조약 제4조에는 어느 한쪽이 무력침공을 받을 시 지체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조약을 핑계로 북한은 수년간 전쟁으로 물자와 병력이 소모된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와 지원군을 보냈다. 또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각종 첨단기술을 이전받을 길을 열어놨다.

이로 인해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은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에 최대 위협이 됐다. 북한이 러시아군에 보낸 자주포와 탄도미사일 등의 성능을 확인해 향후 한국은 물론 유사시 한반도 지원기지인 일본과 태평양 주둔 미군을 공격할 수 있도록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투입한 북한군도 향후 위협 요소다. 지난해 하반기 우크라이나에 쿠르스크 영토 1171㎢까지 빼앗겼지만, 현재 700㎢ 넘게 탈환한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자국군이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쿠르스크에 1만2000명 규모의 병력을 파견했으며, 이 중 3분의 1의 규모인 4000명(1000명 사망·3000명 부상)이 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청난 피해지만 현대전을 경험한 북한군 병사들이 북한으로 복귀하면 북한에는 커다란 군사적 자산이, 한국과 동맹국들에는 상당한 위협 요소가 된다.

여기에 이번에 병사와 무기를 지원받은 러시아가 향후 한반도 유사시 북·러 조약을 들어 자동 참전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자칫 한반도에 벌어진 우발적 충돌이 동북아를 넘어선 대규모 무력 충돌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선 러시아의 개입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도 준비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세계 핵 질서 균열 낸 러시아…고조되는 세계 핵전쟁 위험 =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데 이어 전 세계 핵 질서에도 금을 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말 서방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자국 본토 내륙으로 미사일 공격을 가하자, 비핵보유국이 재래식 무기를 쓰더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공격이라면 모두 핵 공격 대상으로 삼도록 핵 교리를 개정했다. 기존 핵 교리가 핵무기를 보유한 교전 당사국만 핵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대상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특히 핵 교리 개정에 핵무기 사용 조건으로 △러시아와 동맹국 벨라루스의 주권과 영토 보존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이 있을 때 △적 항공자산이 러시아 국경을 침범하는 중대한 공격을 개시했다는 믿을 만한 정보가 입수됐을 때를 추가했다. 사실상 유럽 전역과 미국에 대해 언제든 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위협을 보낸 것이다.

러시아가 이처럼 핵무기 사용 문턱을 대폭 낮추면서 비핵보유국의 핵 보유를 막고 있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자체가 흔들리게 됐다. 여기에 러시아는 맹방 벨라루스에 지난해 5월 전술핵무기도 배치하며 핵 배치 범위도 넓히고 있다.

러시아가 핵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핵전쟁 위험도 더욱 커지고 있다. 12일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이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향후 10년 안에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는 국가’에 대한 질문에 러시아(25.9%)와 북한(24.2%)을 각각 1위와 2위로 꼽았다. 또 전문가들은 10년 이내에 강대국 간 핵전쟁 발발 가능성이 4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