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초비치 무역수장 訪美
‘트럼프 어르고 달래기’나서

관세 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유럽연합(EU)의 무역수장이 관세 전쟁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 합의를 원한다고 밝혔다. EU는 협상안으로 대미 자동차 관세 카드를 제시해 EU를 상대로 관세 폭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겠다는 계획이다.

EU 집행위원회의 마로시 셰프초비치 무역·경제안보담당 집행위원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미국기업연구소(AEI) 대담에서 미국이 EU에 대해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이유가 없고 양국의 기업과 노동자 모두 피해를 본다면서 “우리는 불필요한 고통을 피하기를 희망하며 (미국과) 공정성과 부담 공유, 상호 이익을 장려하는 합의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후보자를 만나기 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EU가 합의를 위해 여러 양보안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래 장관 격인 EU 집행위원이 미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미국을 겨냥한 보복 관세를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우리는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EU의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 “만약 공업용 제품에 대해 관세를 낮추거나 심지어 없애는 것에 대해 논의한다면 자동차 관세 인하도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수입 픽업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앞서 이날 EU는 수입 농식품에 대한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이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