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9차 변론 … 계엄 위헌성 공방
조지호 내일 자진출석 가능성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9분 능선을 넘은 가운데 18일 9차 변론에서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 간 비상계엄의 위헌성 여부를 둘러싸고 사실상 ‘최후 공방전’이 벌어졌다. 마지막 변론이 될 가능성이 큰 오는 20일 10차 변론에서는 국회 봉쇄·의원 체포 지시 의혹 진상을 밝힐 ‘키맨’으로 떠오른 조지호 경찰청장의 출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헌재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서 국회와 윤 대통령 측은 1∼8차 변론까지 진행됐던 증인신문·증거조사 내용 등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정리·재확인했다. 국회 대리인단은 “비상계엄 선포는 어떤 대통령도 꿈꾸지 않았던 금단의 행위, 최악의 헌정 파괴 행위였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피청구인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파면 결정이 신속하게 내려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리인단은 또 “미래 헌법수호 관점에서도 피청구인의 행위는 중대한 헌법 위반이며 국민의 신뢰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민주주의, 법치주의, 헌정수호, 국민의 자유와 안전 등 모든 헌법수호 관점에서 (윤 대통령은) 파면돼야 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의 정당성·적법성을 재차 주장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절차·요건을 갖추고, 군의 동원을 최소화하며 무장을 배제한 합법적, 평화적 계엄 선포였다”며 “거대 야당의 폭주에 따른 국정혼란에 대해 대국민 호소를 통해 난국을 타개하려 한 대국민 호소용 계엄이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에 군·경찰을 투입한 것은 ‘질서유지’ 목적이었고, 부정선거 등이 계엄선포 배경이라는 등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헌재가 윤 대통령 측 기일변경을 불허해 20일 10차 변론이 열리는 가운데 조 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탄핵심판의 최후 향배를 가를지도 관심이 쏠린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청장 측에서 출석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에 방식을 협의 중”이라며 “(강제구인이 아닌) 자진 출석 가능성도 일단 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앞서 두 차례 변론에 모두 불출석했다. 전날 국회 대리인단은 “계엄 당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6차례나 직접 전화로 의원 체포 지시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조 청장의 검찰 신문조서를 공개했다. 검찰은 또 조 청장으로부터 “국회 봉쇄를 풀지 않은 것은 대통령 지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청장의 이 같은 진술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시도가 없었다’는 윤 대통령 주장을 파훼할 결정적 증거로 보고 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