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
경북 봉화군, 감시카메라 설치

포천=김준구·진천=이성현 기자

매년 산불의 절반 정도가 3∼4월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임야 비율이 높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산불 비상령’을 발령하고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17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총 279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141건(50.5%)이 3월과 4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산불 발생은 경기 지역에서 86건으로 가장 많았다. 충남과 경북이 각각 36건과 32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지자체들은 봄철을 앞두고 산불방지를 위한 비상대책을 세우고 진화시설을 정비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 지자체가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것 중 하나는 고춧대나 깻대 등 ‘영농부산물’이다. 매년 발생하는 산불의 5건 중 1건은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경기 포천시를 비롯해 충남 공주시와 부여·홍성군, 충북 진천군 등은 농경지 현장을 직접 찾아가 무료로 파쇄작업을 해주는 ‘영농부산물 파쇄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포천시는 올해 1000여 곳의 영농부산물 파쇄를 목표로 4월까지 지원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부여군은 신청 농가 중 산림 연접지 100m 내외 농경지를 최우선으로 파쇄 활동을 추진할 방침이다.

날씨가 풀리며 입산자들의 실화(失火)도 자주 발생해 지자체들은 지역 여건에 맞는 관련 대책을 마련했다. 경북 봉화군은 올해 처음 송전탑에 산불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감시인력 범위를 벗어난 산불 사각지대를 24시간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서울 금천구는 순찰 인력의 한계를 고려해 올해부터 드론을 활용해 산불 순찰과 예방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경기 구리시는 5월까지 산불 감시원과 진화대원 27명이 지역 내 산불취약지역을 집중 순찰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을 사전에 방지하고, 불이 났다면 대형 산불로 번지기 전에 발생지역을 최대한 빨리 파악해 초기에 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