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코스피 장중 2600선 돌파 코스피가 17일 전장 대비 4.94포인트(0.19%) 오른 2595.99에 개장한 뒤 2600선을 돌파하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딜러들이 환하게 웃으며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조국혁신당, 오후 법안발의 회견

트럼프 관세에 사법·입법 리스크까지
3%룰,취득원가 아닌 시가로 평가
법 통과땐 20조 삼전주식 매각
지배구조 영향… 경영혼란 초래

“트럼프 폭풍속 野 기업 옥죄기
국가적 손실만 키우는것” 비판

보험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가치를 취득 당시 가격이 아닌 현재 가격(시가)으로 평가토록 하겠다는 일명 ‘삼성생명법(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둘러싼 논란이 22대 국회에서도 재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삼성생명은 약 20조 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을 강제 매각해야 한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쳐 경영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재계 안팎의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검찰의 상고로 사법 족쇄를 온전히 풀지 못한 채 ‘입법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삼성생명법 발의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보유 중인 자회사 발행 주식과 채권이 총자산의 3%를 넘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보유지분 가치 평가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 보통·우선주 합산 8.45%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3% 초과분인 약 20조 원에 달하는 지분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삼성생명은 또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최대 5조 원에 달하는 법인세까지 떠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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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와 경영전문가들은 ‘이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을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로 만들어 외국계 공격에 취약해지게 하는 등 경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반기업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정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제도팀장은 “미국의 경우 주식처분의무는 취득 당시 한도를 위반한 경우에만 적용되며 시가변동 등으로 한도를 초과할 경우 처분 의무가 없다”며 “일본도 2001년 시가평가가 전면 도입됐지만, 투자 한도 계산 시 자회사 및 관련 회사 주식은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시가를 반영한다는 건 법률 불소급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리 경제 주축인 반도체에도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야권이 재차 기업 옥죄기에 나서는 건 ‘국가적 손실’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격변기 속 리더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탄핵 정국에 따라 행정부가 공백인 상황에서 민간 외교까지 단절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은 자사가 보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자체 칩 설계를 비롯해 미국에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을 현장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 용어설명

◇삼성생명법(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 = 기존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특정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는데, 보유주식 가치를 취득가가 아닌 시가(時價)로 평가토록 법을 개정하자는 내용.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통주 8.44%와 우선주 0.01%를 보유하고 있어 법이 통과되면 20조 원에 달하는 주식을 시장에 팔아야 하고, 이럴 경우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삼성생명법’으로 불린다.

김성훈·이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