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경찰 감식 13일 독일 경찰들이 뮌헨 도심에서 노조 파업 집회 참여자들을 향해 돌진한 후 부서진 차량을 감식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최소 30명의 시민이 다쳤다. 로이터 연합뉴스

1500명 집회 행렬 뒤쪽서 돌진
국제 안보회의 행사장 1㎞ 거리

총선앞… 극우 상승세 영향 촉각

국제 안보회의 개막을 앞둔 독일 뮌헨에서 차량 돌진으로 시민 30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가 아프가니스탄 출신 남성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오는 23일 독일 총선을 앞두고 반이민 기조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극우정당에 더욱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13일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독일 남부 뮌헨 도심에서 자동차가 군중을 향해 돌진해 최소 30명이 다쳤다. 뮌헨 당국은 부상자 가운데 2명이 중상이며 어린이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공공노조 베르디 소속 조합원 약 1500명이 파업 집회를 열고 행진 중이었는데, 미니 쿠퍼 자동차가 경찰차를 추월하며 속력을 높인 뒤 행렬 뒤쪽에서 돌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총격 끝에 차량을 운전한 아프가니스탄 국적 남성 파르하드 N(24)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용의자는 2016년 독일에 입국해 망명을 신청했으나 이듬해 기각됐고 절도와 마약 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또 사고가 발생한 뮌헨에서는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제61회 ‘뮌헨안보회의’가 예정돼 있어, 현지 치안당국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번 회의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각국 고위급 인사가 참석한다. 이날 사건 장소는 회의가 열리는 바이어리셔호프 호텔과 약 1㎞ 떨어져 있다. 다만 당국은 용의자의 범행이 공공노조 집회나 뮌헨안보회의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뮌헨 검찰은 이슬람 극단주의에서 비롯한 범행일 수 있다고 보고 테러·극단주의 전담 부서에 수사를 맡겼다. 이날 올라프 숄츠 총리는 “용의자는 처벌받고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며 “사법당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조치할 것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독일에서는 난민 흉악범죄가 빈발하자 난민정책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28세 난민이 바이에른주 아샤펜부르크의 한 공원에서 흉기를 휘둘러 2세 남아와 41세 남성이 사망했다. 특히 이날 차량 돌진 사건이 23일 조기 총선을 앞둔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지지율 상승세에 불을 붙일지 주목된다. AfD는 최근 20% 안팎의 창당 이래 최고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 지지율 추세라면 AfD가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에 이어 제2당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