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Gregor Hohenberg, 롯데콘서트홀 제공

“커리어 유지 위해 매순간 엄격”
내달 4·7일 롯데콘서트홀 공연

“가수는 자기 자신에게 가장 가혹한 비평가가 되어야 합니다.”

30년 넘게 세계 최정상의 테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요나스 카우프만은 오랜 세월 성공적인 커리어를 유지해 온 비결을 이렇게 요약했다. 10년 전 첫 내한 당시 서른 번의 커튼콜, 다섯 번의 앙코르 등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던 카우프만은 내달 롯데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를 기해 최근 한국 언론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을 ‘마음가짐’이라고 밝혔다. 카우프만에 따르면, 이는 단순히 성대나 신체적 건강만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어떤 일에 참여해야 하고 무엇을 피해야 할지, 어떤 일을 기다리고, 또 어떤 유혹을 견뎌야 하는지 판단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려면 자신에게 엄격해져야 합니다.”

10년간의 기다림에 보답하듯, 또한 2022년 취소된 아시아 투어의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이번 내한공연은 카우프만의 완벽한 기량과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모두 만끽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3월 4일엔 가곡 중심의 독창회 ‘요나스 카우프만 리사이틀’이 열리고, 7일엔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요나스 카우프만 오페라 콘서트’가 이어진다. 한마디로, 가곡과 오페라를 아우르는 방대한 음악의 성찬이다.

“오페라엔 다른 인물로 변신하는 다양성과 즐거움이 있고, 가곡을 부르는 건 가창의 최고 경지라 할 수 있지요.”

한국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리사이틀과 콘서트의 서로 다른 매력을 설파하던 카우프만은 그 모든 것의 원동력에 대해선 결국 “음악에 대한 열정과 노래하고 공연하는 즐거움”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무대 위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청중에게 ‘순간의 마법’을 선사하는 일이 때때로 일어납니다. 그것이 이 직업이 주는 최고의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사이틀은 슈만의 ‘헌정’ 리스트의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 브람스의 ‘8개 가곡과 로망스’ 중 ‘동경’ 등을 선보이며 독일 낭만주의 계보를 완벽히 아우를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카우프만의 오랜 파트너이자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공연 때마다 1순위 피아니스트로 꼽는 헬무트 도이치가 함께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수원시립교향악단과 함께하는 오페라 콘서트는 카우프만이 오페라의 문을 열어주는 시간이라 이름 붙일 만하다. 푸치니의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비제의 ‘카르멘’ 중 ‘그대가 던진 이 꽃’ 등 다채로우면서도 친숙한 대표 아리아들이 준비돼 있다. “10년 전 한국 관객들의 열정을 매우 강렬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앞두면 늘 출발선에 선 경주마가 되는 기분이에요. 어서 빨리 무대에 뛰어오르고 싶네요.”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