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6일 “연금개혁을 위해 우선 급한 보험료율 13%부터 확정하고, 소득대체율도 가급적 빨리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동시에 추진하자던 입장에서 ‘선(先) 모수개혁’을 수용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6일 “2월 중에 모수개혁 입법을 완료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여야는 지난 제21대 국회에서 보험료율을 종전의 9%에서 13%로 올리는 데 합의했다. 소득대체율도 국민의힘(43%)과 민주당(45%)이 맞서다 이 대표가 막판에 44% 조정안을 수용키로 한 바 있다. 여야 의견 접근이 이뤄졌는데,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영수회담에서 “기초·퇴직연금 등과 연계한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며 거부하는 바람에 소중한 1년만 허비한 셈이 됐다.

국민연금 개혁은 한시라도 미룰 수 없는 국가 과제다. 지난 1년 넘게 연금개혁이 미뤄지면서 연금충당부채는 50조 원이나 늘어났다. 미래 세대에 매일 1100억 원씩 부담을 떠넘기지 않으려면 2월 국회에서 보험료율 13% 인상안부터 통과시켜야 한다. 소득대체율도 43∼44% 사이에서 여야가 합의한 뒤 모수개혁안에 넣어야 한다. 전체 군 복무 기간 인정과 여성 경력 단절을 보완하기 위한 출산 크레딧 확대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것이다.

구조개혁은 험난한 작업이다. 정부가 세대(世代)별 보험료율 차등과 물가상승률 등에 연금액을 연동하는 자동 조정장치 도입을 담은 방안을 내놨으나 전방위 반발에 부닥쳤다. 구조개혁은 시간을 두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하는 만큼, 모수개혁이라도 2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