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의 한 사람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심 판결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5년 등의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것은, 이 대표에게도 심각한 사법적·정치적 영향을 미친다. 김 씨는 이 대표가 “분신 같은 사람”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라고 할 정도인데, 2021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을 받아왔다. 경선 캠프 총괄부본부장으로서, 호남지역 조직 구축을 맡았던 김 씨는 2021년 2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20억 원을 요구해 그해 4∼8월 네 차례에 걸쳐 남욱 변호사 등이 낸 8억47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2022년 11월 구속 기소됐다.

150쪽 분량의 김 씨 2심 판결문에는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이름이 131회, ‘경선 자금’이 29회 나온다. 항소심 재판부가 “개발사업과 관련한 직접적인 업무는 공사와 성남시에서 결정해 추진한 것”이라며 성남시 책임을 분명히 한 것은, 진행 중인 이 대표의 대장동 배임 등 혐의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재판부가 이 대표의 지시나 관여가 있었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지만, 당내 경선 과정에서 조직총괄 중책을 맡은 측근 중의 측근이 이 대표 모르게 거액의 대선 경선자금을 수수했다고 믿기 어렵다. 김 씨가 유동규 씨에게 쉽게 20억 원을 요구하고,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유 씨 한마디에 거액을 낸 것으로 볼 때 특혜 개발 비리 의혹도 짙어졌다. 대장동 사건 관련 민간업자들이 수익금 중 수백억 원이 ‘이재명 비자금’이라고 언급한 적도 있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