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해외 원조를 중단하면서 세계 기아 퇴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6일 로이터 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최빈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이 일시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해외 원조 프로그램 평가를 명목으로 90일간 지출을 중단한 데다 이날 국제개발처(USAID)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당장 최빈국에 지원될 예정이었던 50만 톤의 식량도 발이 묶였다.

당장 3억 4000만 달러 분량의 식량이 분배되지 못한 채 유통기한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일부 식량은 유통기한이 짧아 90일 이후에는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최소 2백만 명이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는 분량에 해당하는 양으로, 미국의 지원 중단 선언으로 국제 사회가 큰 위기를 맞닥뜨리게 됨을 시사한다. 실제로 그간 미국은 단일 국가로 인도주의 단체에 가장 큰 규모의 원조를 제공해왔다. 지난 5년간 646억 달러(약 93조 5000억 원)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는데 이는 유엔이 기록한 전체 기부의 약 38% 에 해당한다.

식량 안보 상황을 평가해온 ‘기근 조기경보 네트워크(FEWS NET)’도 폐쇄돼 국제사회의 기아위기 대응 능력도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 FEWS NET은 그간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인도주의적 대응이 필요할 수 있는 지역 내 기아 위기에 대한 조기 경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다만 지난달 말부터 자금줄인 USAID가 정상 기능하지 않게 되며 업무가 마비되면서, 그간 국제사회 기구 단체는 해당 기관 보고서 활용해 자원 배치 방향을 결정해왔는데 주요 지침마저 잃게 됐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식량 안보 전문가 크리스 뉴턴은 "기근 조기경보 네트워크의 폐쇄로 인도주의적 위기 보고에 큰 구멍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