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개 의대 재적생의 95% 달해
“분리수업” 요구에 학교는 골머리

집단 유급 특례 등 정부의 유화책에도 불구하고 ‘집단 휴학’에 새로 동참한 의대생 수가 두 달 만에 6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학 의대생들의 내달 복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일부 의대가 휴학한 24학번 학생의 학업 기간 단축과 25학번 신입생과의 분리수업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의과대 학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기준 전국 39개 의대 휴학생은 총 1만8343명이다. 전체 재적생이 1만9373명인 것을 감안하면 총 95%가 휴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교육부가 집계한 의대 휴학생 인원 1만1584명과 비교해 58.6%나 증가한 수다. 특히 재학생 1030명 중에서 온·오프라인 강의에 출석한 학생 수가 723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수업 거부’ 방식으로 사실상 휴학에 동참한 학생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새 학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휴학생 규모가 오히려 늘어나자 각 대학도 학생들 의견을 반영해 학사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학생들의 대표적인 요구사항 중 하나는 24·25학번의 분리수업이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대는 두 학번 수업을 부산 금정구 장전동에 위치한 부산캠퍼스와 경남 양산캠퍼스에서 각각 나눠 진행할 계획이다. 통상 의대 졸업에 6년이 소요되지만, 24학번의 경우 의정 갈등으로 인한 휴학 등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5.5년 졸업’이 가능하게 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학사일정 조정을 통해 사실상 조기 졸업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부산대 관계자는 “24학번이 조금 더 빨리 졸업하게 되면 의사 인력의 안정적 공급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소재 의대들도 이와 같은 방안을 고민 중이다. 서울 소재 사립 의대 A 학장은 “(24·25학번의) 완전한 분리는 어려울 수 있지만, 교육에는 학습자가 원하는 부분도 반영되는 것이 좋다는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