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44조 증가 예상했지만
비상계엄후 성장쇼크 현실화
법인세·부가세 전망 어두워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 등으로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세수펑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세제 당국은 앞으로 나올 1월분 세수 실적을 주시하며 올해 국세수입 예산안의 상·하방 요인을 따져보고 있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8월 예산안을 짜며 올해 국세수입을 382조4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세수 재추계치(337조7000억 원)와 비교하면 44조7000억 원(13.2%)을 더 걷어야 하는 규모다. 세목별로 보면 기재부는 올해 법인세(88조5000억 원)가 지난해(63조2000억 원)보다 25조3000억 원(40.0%)이 더 걷힐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최근 경기여건이 악화하면서 세수결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2%, 경상 GDP는 4.5%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이후 이를 토대로 올해 예산안을 편성했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정부는 올해 실질 GDP 1.8%, 경상 GDP 3.8% 등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1.6∼1.7%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기침체로 기업 매출이 줄면 회사의 이익에 매기는 세금인 법인세의 세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 주요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은 밝지 않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조4927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 7조6376억 원을 15% 밑도는 수준이다. 게다가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소비와 밀접한 부가가치세 세수 전망도 어두워진다.

현재 정치권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올해 초 세수 실적이 부진할 경우, 추경 편성 때 국세수입 예산을 함께 수정하는 ‘세입경정’도 관가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