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AP 연합뉴스

빈 살만 회담… 前정권 차별화
수니파 걸프국 재정지원 노려

시리아 과도정부를 이끄는 아메드 알샤라(사진 왼쪽) 임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하고 무함마드 빈 살만(오른쪽) 사우디 왕세자와 회담을 가졌다.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걸어온 친이란·친러시아 노선으로부터의 이탈을 공식화하는 동시에 부유한 수니파 걸프국의 재정 지원을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알샤라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 측이 제공한 전용기 편을 통해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찾았다. 이후 사우디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한 알샤라 대통령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장시간 이어진 회담에서 시리아의 미래를 건설하는 과정을 도우려는 사우디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샤라 대통령은 이날 빈 살만 왕세자와 함께 에너지, 기술, 교육, 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알샤라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사우디를 택한 것을 두고 그가 과거 정치·종교·외교적으로 이란에 밀착하던 알아사드 전 정권과의 차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리아 내 소수파인 시아파의 지지를 받던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독재 정권 유지를 위해 의존하던 이란과 러시아 대신 이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수니파 맹주에 줄을 댄 것이다. 중동 패권을 노리는 사우디 역시 시리아 내전 당시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려는 수니파 반군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시리아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 축소를 위해 노력해온 바 있다. 이에 사우디와 본격적인 밀착을 시작한 시리아가 국가 재건과 경제 부흥을 위해 부유한 수니파 걸프 국가들의 재정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이날 요르단 국영통신 페트라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오는 11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회담이 성사될 경우 압둘라 2세 국왕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만나는 두 번째 해외 정상이 될 예정이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