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사망한 문화방송(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씨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오 씨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수사해 달라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해 내사에 들어갔다고 3일 밝혔다. 앞서 한 누리꾼은 지난달 국민신문고를 통해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오 씨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수사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문화방송이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하면 지체 없이 조사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등을 위반했다는 내용이다.

고발인은 안형준 MBC 사장과 해당 부서 책임자, 동료 기상캐스터에게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과실치사,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MBC 경영진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달라며 이날 안 사장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추가로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MBC에 입사한 오 씨는 지난해 9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오 씨가 떠난 지 약 3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유족은 오 씨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을 발견해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 문화방송 직원 A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달 27일 오 씨의 유서가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직장 내 괴롭힘이 논란이 되자 문화방송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오 씨의 사망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로 했다.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